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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vs 이광구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 2014.11.28(금) 14:38

우리은행장 놓고 2파전..과거 상사와 측근 관계 눈길

차기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이순우 현 은행장과 이광구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도 눈길을 끌고 있다.

 

▲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순우 현 은행장(왼쪽)과 이광구 부행장


두 사람은 걸어온 길이 비슷하다. 우선 두 사람 모두 옛 상업은행 출신이다. 이 행장이 77년, 이 부행장이 79년에 각각 입행했다. 나이는 이 행장이 7살 많다. 경영지원본부와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을 역임한 이력 역시 똑같다.

걸어온 길이 비슷하다 보니 사이도 가깝다. 특히 이 행장이 개인고객본부장으로 있을 때 이 부행장이 개인마케팅 팀장으로 일하면서 직속 상사와 부하로 호흡을 맞췄다. 이 부행장이 이 행장의 왼팔로 꼽힐 정도로 손발이 척척 잘 맞았다. 

이 행장이 우리은행장에 이어 우리금융 회장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이 부행장의 공로가 상당했다. 이 부행장이 상업은행은 물론 일부 한일은행 출신들을 모아 ‘이순우 호(號)’ 출범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덕분에 이 행장이 우리은행장에 오른 후 이 부행장은 경영기획 담당 부행장을 맡아 이 행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 이후엔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을 맡아 지금까지 승승장구해왔다.

그랬던 두 사람이 이제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처지가 됐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행장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민영화가 삐걱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리은행이 팔리지 않으면 우리은행장도 임시직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는 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이 와중에 이 부행장이 급부상했다.

그동안 우리은행 내에서 이 행장 후임으로 주로 거론된 인물은 옛 한일은행 출신인 정화영 중국법인장과 이동건 수석부행장 등이다.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을 맡아온 우리은행의 관례 때문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이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이런저런 말들이 돌고 있다. 일부에선 이 부행장이 서강대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서강대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를 뒷배경으로 거론한다. 반대로 이 행장 측에서 이 부행장이 ‘서금회’ 출신이란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면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어찌 됐든 두 사람이 양강구도로 링에 오른 만큼 과거 상사와 부하 내지는 측근의 관계를 떠나 상대방을 먼저 찌를 수밖에 없는 정면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행장이 무사히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이 부행장이 친위 쿠데타에 성공할지는 다음 주 주말쯤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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