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승진자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지주,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에서 임원 자리를 총 6석을 줄였다. 내년 은행 통합을 앞두고 1차적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는 데에 인사 초점을 맞췄다.
다만 동부제철, 모뉴엘 등의 부실여신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문책 인사는 피해갈 수 없었다.
◇ 은행 통합 염두, 1차 조직 슬림화에 초점
하나금융은 이번 인사로 겸임·겸직을 확대하는 등으로 임원 자리를 총 6석이나 줄였다. 내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이뤄지면 물리적으론 임원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최근에 금융지주사별로 지주 슬림화까지 추진하는 분위기여서 임원 자리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통합을 앞두고 1차적으로 일부 자리를 정리하는 인사가 이뤄졌다.
지주에선 최고인사책임자(CHRO)였던 장기용 부사장이 하나은행 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최고협력&시너지책임자(CCSO)를 맡았던 김재영 상무가 CHRO를 겸임한다. 권오훈 지주 전무가 외환은행 해외사업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하면서 지주의 최고글로벌전략책임자(CGSO)를 겸임한다. 결과적으론 지주 임원이 두명 줄어들게 됐다.
하나은행 부행장도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전무도 한명 줄었다. 외환은행 부행장은 4명 그대로이지만 전무는 2명이 줄어들었다.
◇ 소폭 인사 속 문책 인사도
승진인사는 예상대로 소폭에 그쳤다. 부행장 승진자는 김정기 전무와 권오훈 전무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 각 한 명씩이다. 전무는 양 은행 각각 두 명씩, 본부장도 각각 4명과 6명으로 전반적으로 소폭의 승진이 이뤄졌다. 내년 통합을 앞두고 혼선을 최소화하고 영업력 저하를 막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실적부진과 부실여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하기 위한 문책성 인사는 이뤄졌다. 하나은행의 경우 동부제철 여신 부실 등에 대한 책임으로 심사그룹과 리스크관리그룹을 맡았던 부행장 둘이 나란히 은행을 떠나게 됐다. 채널1영업을 담당했던 부행장 역시 은행 문을 나선다.
외환은행에서도 모뉴엘 건의 여파로 리스크관리그룹을 맡았던 임원이 낙마했고, 영업지원과 중국법인을 맡았던 임원 등 총 3명의 임원이 은행을 떠나게 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내년 은행 통합이 있기 때문에 당장엔 소폭의 인사가 이뤄졌다"며 "아마도 내년 백지상태서 새로운 통합 조직에 맞춰 임원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