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를 통합한 '하나카드'가 다음 달 1일 공식 출범한다.
통합 카드사의 출범을 계기로 SK텔레콤의 경영 참여가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끈끈하게 이어져 왔던 SK텔레콤과의 관계도 느슨해지게 됐다. 초대 사장으로 내정된 정해붕 사장이 이끌게 될 통합 하나카드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사명 '하나카드'·정해붕 사장 내정
통합 카드사명은 하나카드가 확실시된다. 그동안 합자회사이자 전략적 제휴사였던 SK텔레콤의 'SK'도 빠지고 가능성이 점쳐졌던 '외환'이란 이름도 빠졌다. 초대 통합 카드사장엔 정해붕(사진) 현 하나SK카드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카드 합병 본인가 승인이 떨어지면 다음 달 1일 통합카드사의 출범일에 맞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정 사장은 전주고와 전북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제일은행에 입행한 후 지난 1991년 하나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하나은행 PB본부장, 영업추진그룹 총괄 부행장, 전략사업그룹 총괄 부행장 등으로 일해 왔다. 지난 2012년 하나SK카드 사장직에 올랐고 올해 초 유임됐다.
통합 하나카드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외환카드 3.4%, 하나SK 4.7%를 합쳐 시장점유율 8.1%를 차지하게 된다.
◇ 하나카드, SK 떼고 사실상 홀로서기
하나카드가 출범하면 기존에 2대 주주(49%)였던 SK텔레콤의 지분율은 25% 수준으로 떨어진다. SK텔레콤 몫으로 돌아갔던 부사장 자리도 물러야 한다. 따라서 현재 SK텔레콤 출신 김성봉 부사장은 친정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통합카드사 출범으로 SK텔레콤은 더는 경영참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기존의 공동경영 구조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로 파트너십의 변화가 생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분율은 줄어들지만 전략적 투자자로서 파트너십은 유지한다"며 "SK텔레콤 입장에서도 금융에 대한 니즈는 있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지분을 당분간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은 유지하겠지만 카드와 통신의 융합이라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하나카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사실 하나SK카드는 은행에서 분사하면서 통신과의 융합을 통해 기존 카드사와는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야심도 있었다. 유심카드를 기반으로 한 결제서비스 'T스마트 페이'도 이 일환으로 시작됐다. 당시 하나SK카드는 이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놓으며 정체된 카드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앱카드와 간편결제가 등장하면서 유심카드를 기반으로 한 이 서비스는 경쟁력을 잃었다.
지분은 유지하겠지만 카드와 통신의 융합이라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하나카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사실 하나SK카드는 은행에서 분사하면서 통신과의 융합을 통해 기존 카드사와는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야심도 있었다. 유심카드를 기반으로 한 결제서비스 'T스마트 페이'도 이 일환으로 시작됐다. 당시 하나SK카드는 이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놓으며 정체된 카드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앱카드와 간편결제가 등장하면서 유심카드를 기반으로 한 이 서비스는 경쟁력을 잃었다.
SK텔레콤도 통신사 가운데 나름 선도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입했지만 결과적으론 시장이 앱카드 등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SK의 경우 카드와의 융합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오랫동안 투자했지만 주도권을 잡기 어려워지면서 하나카드와의 관계도 계륵이 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재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거나 돌파구를 찾는 것도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아예 금융부문에서 발을 빼기도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다.
하나금융 그룹사 한 고위관계자도 "SK측에서도 금융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가 예전만은 못한 것 같다"며 "만약 의지가 있었다면 이번에도 지분율을 더 높였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통합 하나카드로선 숙제다. 외환카드와 통합한다고 하지만 점유율은 여전히 8% 수준에 머문다. 신용카드·체크카드 시장은 포화된 지 오래다. 시장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어렵단 얘기다. 결국 새로운 먹거리,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데, 이미 카톡뱅크 등이 등장하면서 카드사와 통신사도 아닌 제3의 채널에 결제 비즈니스에 대한 주도권도 빼앗길 상황에 놓였다. 정해붕 초대 사장이 이런 카드시장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