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신년사로 본 올해 은행 키워드 4가지

  • 2015.01.02(금) 13:49

글로벌과 핀테크, 복합점포, 은퇴시장 등 핵심 과제로

사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환경이 좋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시장의 변동성은 커졌고, 은행업은 이미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됐다. 그래서 은행들은 늘 먹거리를 고민해왔다.

특히나 작년 초부터 이어진 각종 금융 사건•사고들은 금융과 은행업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여기에 장기화한 저금리•저성장 국면은 새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더는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로 은행에 매우 도전적인 과제들을 던져주고 있다. 은행계 금융지주회사 수장들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해외시장 개척, 복합점포, 은퇴시장 등은 모두 저성장•저금리 국면과 무관하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금융환경에서 제각각 살길을 찾고 있는 와중에 신년사에서 공통으로 강조하고 있는 키워드를 모아봤다. 결국, 이것이 올해 각 금융지주회사의 경쟁력과 성적표를 가늠하게 될 척도가 될 전망이다.

 


1. 글로벌

저성장•저금리 국면에서 더는 이자로 돈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어차피 국내 시장도 좁다. 그렇다면 방법은 해외로 나가는 것뿐.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국내시장의 저수익 구조에서는 글로벌 금융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했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해외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면서 “진출 방식을 다변화하는 등 영업 경쟁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현지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새로운 시장 발굴도 중요하지만 이제 현지화 영업을 통해 수익을 챙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동남아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등 리테일 영업의 기회를 만들고,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자산도 더욱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글로벌 인프라 확충에 노력해 전통적 수익기반 약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선주 기업은행장 역시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해외진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다각적으로 토하겠다”고 소개했다.

2. 핀테크

금융과 IT의 융합인 핀테크는 금융권의 가장 핫(Hot)한 아이템이 됐다. 금융당국도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하영구 회장은 “핀테크 확산에 따른 인터넷은행의 출현으로 조직과 인력의 재배치 등 운영의 효율성 제고가 불가피해졌다”고 언급했다. 

한동우 회장은 “IT와 금융의 결합은 고객들의 채널 이용 패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인터넷 전업은행 등 IT를 이용한 비대면 신 채널에 선제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스마트금융 등 고객 채널 다양화와 함께 각각의 채널 혁신과 연계를 통한 채널 생산성을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광구 행장도 “핀테크로 금융의 영역이 좁아진다는 생각보다는 영업 기회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개척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선주 행장은 “모바일 채널의 확산에 발맞춰 신 채널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설명했다.

3. 복합점포•시너지

복합점포는 내부적으로 시너지를 높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은행, 증권 등 업권 간 융합을 통한 복합점포 활성화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고객의 요구는 과거처럼 단순하지 않다”면서 “업종의 경계를 넘어선 서비스, 나아가 타 업종과 융합하는 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우 회장은 “금융 복합점포 업그레이드를 포함해 대면, 비대면 채널 최적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회장도 “올해는 신 복합점포, 대표투자상품, 범 농협통합카드를 3대 시너지 아이콘으로 설정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시너지 극대화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룹 해체와 함께 다소 불리한 입장이 된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 역시 “증권은 물론 보험과 자산운용 등 시장을 리드하는 회사들과 협업이 가능해졌다”면서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최고 수준의 원스톱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4. 은퇴시장

은퇴시장은 해외시장과 함께 대표적인 신시장으로 꼽힌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은퇴자들의 자산관리가 더욱 절실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한동우 회장은 “미래설계 시장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이자 금융인의 의무인 만큼 차별적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구 행장도 “은퇴시장은 은행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자산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자산관리에 강한 은행으로 이름을 떨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고객에 대한 신뢰회복과 영업중심 경영 그리고 성장동력 확충을 강조하면서 “이제 준비는 마쳤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면서 쇄신을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주문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은 압축 성장에 이어 한국경제의 글로벌 리더 도약과 통일시대 개막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모험자본 역할을 선도하고,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역량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