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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우리은행장의 또 한 번의 민영화 약속

  • 2014.12.30(화) 17:17

영업력 높이고 기업가치 높여 민영화 달성
"2016년부터 1조원 이상 수익 내겠다"
"전 직급 구조조정 대신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줄이는 쪽"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30일 공식 취임했다. 지난 5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이후 꼭 25일 만이다.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이 행장은 그 동안의 논란을 의식해 거의 한 달 동안 언론 등 외부 접촉을 끊고 사실상 꼭꼭 숨어 있었다.

 

대신 그 시간 동안 구체적인 경영그림을 그렸다. 보통의 취임식에서보다 상세한 경영구상과 방향을 이날 취임사에 녹였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풀어 놓았다. 취임식 단상에 섰을 땐 다소 긴장된 모습도 보였다.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눌 땐 "준비 많이 하셨습니다"라는 기자의 인사말에 "평소 실력입니다"라고 답하며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 강한 은행 만들어 반드시 민영화!

이 행장의 취임 일성은 역시 민영화였다. 전임 이순우 행장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팔리는 은행의 수장으로서 역할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전임 이 행장이 우리금융의 주력 계열사를 팔아 몸체를 슬림화했고, 우리은행의 부실을 정리했다면 이광구 행장에겐 파는 사람이 잘 팔 수 있도록 매력있는 은행으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이 행장도 취임사에서 "영업력을 키워 기업가치를 극대화 해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주인 찾아주기는 정부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다만 투입된 공적자금 12조 8000억 원 가운데 남아 있는 4조 원 가량에 대해 소수지분 매각이나, 배당 등으로 공적자금 상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게 저의 몫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24·365' 프로젝트 역시 민영화를 달성하고 강한은행을 만들기 위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쉼 없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 매년 15조 이상 자산 증대·해외수익 비중 10%로

취임사에서 밝힌 매년 15조 원 이상의 자산 증대 및 2016년부터 1조 원 이상의 이익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자산증대에 따른 부실 우려에 대해 "기업, 중소기업, 가계 등 특정 부문을 목표로 잡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늘리는 것은 아니다"며 "고객증대를 통해 저절로 고객별로 필요한 금융수요를 늘리면서 외형을 늘리겠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고객증대 방안에 대해선 담당 부행장 시절부터 준비해 온 것들이 많지만 대고객 영업전략이라 공개적으로 얘기하긴 곤란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

우리금융의 8개 자회사 매각으로 시너지 한계를 보완하는 방안과 관련해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부족한 면은 느껴진다"면서도 "증권 보험 부문에서 유수의 마켓 리더를 선발하고 있고, 그런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년 1분기 제휴를 끝내고 부족한 시너지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측면에선 자회사 상품을 많이 팔아줘야 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부담이 없고, 그때 그때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시장 진출도 강조했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M&A나 채널확대를 통해 해외수익 비중을 6% 수준에서 10%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날 오전 현지 당국이 인도네시아 소다라 은행과 우리은행 현지법인의 합병을 승인함에 따라 현지 리테일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현지 ATM 등이 변변치 않은데 이런 것을 설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글로벌 리테일금융을 최우선 전략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 등에서 SOC, 국채 등의 투자를 통해 해외 투자영역을 다원화하는 동시에 수익비중을 넓혀 나간다는 전략이다.

◇ 인력·점포 인위적 구조조정 대신 다른 방법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선 "전 직급에 대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것보다는 임금피크제를 통해 우리은행 소속으로 남아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숫자를 줄여나가는 쪽으로 대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또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해 금융디지털 마켓의 선두주자가 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은행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FIS 등과 함께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큰 그림과 세부전략을 만들어 핀테크와 관련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포 축소 여부와 관련해서도 "점포의 숫자를 속도감 있게 줄이지 않는 대신 점포의 사이즈를 속도감 있게 줄이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점포에 빠른창구, 로얄창구, 상담창구 등의 여러 창구들이 있는데 이를 통합해 점포별 인원과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금회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서금회는 단체라고 얘기하기 뭣할 정도로 단순한 식사모임, 친목단체"라며 "제가 참석한 지는 한 3~4년 정도 됐고, 1년에 한 번 정도 나가는데 작년엔 참석을 못했다"고 말했다. 지역 거물 정치인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저도 몇 번 얘기를 들었는데 전혀 일면식도 없고, 전화번호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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