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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잃어가는 우리은행·대우증권 매각

  • 2015.05.19(화) 15:04

연내 매각 추진도 불투명…정부 관심서 멀어져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혔던 우리은행과 대우증권 매각 작업이 점차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아직 적합한 인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은 데다가 매각을 주도하는 정부의 관심에서도 멀어지는 모양새다.

◇ 우리은행, 연내 매각 작업 개시 불투명

 

두 매물의 공통점은 적합한 경영권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분을 쪼개서 파는 등 다른 매각 방식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그동안 경영권을 포함한 일괄 매각에 네 차례나 실패하면서 과점주주 방식의 민영화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우리은행 측은 이광구 행장의 '임기 내 민영화 달성'을 목표에 맞춰 이 같은 방안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아직 "과점주주 체제에 대해서는 검토조차 안 했다"고 못 박는다. 지분을 분할 매각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리스크가 있어서다.

정부는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밝힌 대로 우리은행 기업가치 재고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인수자 수요 파악과 공론화, 매각 계획 논의 등 본격적인 작업은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기업가치 재고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연내에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개시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인 셈이다.

 

 

◇ 대우증권 '연내 매각 추진' 큰 틀만 유지

대우증권 역시 우리은행과 이유는 다르지만 경영권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덩치가 너무 커졌다. 현재 주당 1만6000원 선에 달하는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따져봤을 때 몸값이 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증권의 매각가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금융지주사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KB금융은 지난해 KB 사태를 겪은 이후 최근에서야 조직 안정을 되찾고 있는 데다가,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당장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 분리매각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정부 측은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KDB자산운용 등 다른 계열사와의 패키지 매각이든 분리 매각이든 일단 수요 파악부터 해야 정하는데 본격적인 매각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 매각이 마무리된 뒤인 오는 7월 쯤 매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는 원론적인 수준의 예측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큰 매물을 처리했으니 '다음 수순은 대우증권' 정도라는 설명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연내 매각 추진이라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지만, 아직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수면 아래로

정부가 매각을 주도한다는 점도 주요한 공통점이다. 시장 상황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환경이 매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우선 금융당국 수장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두 매물의 매각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자산 매각은 핀테크와 금융개혁 등의 현안에 한참 밀려 있는 모양새다.

정권 차원에서도 임기 후반에 들어선 데다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점차 두 매물에 신경 쓸 여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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