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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우리은행 민영화, 다시 속도 조절

  • 2015.07.01(수) 13:52

박상용 공자위원장 "미진한 부분 많아…꽤 걸릴 것"

금융당국이 '4전 5기'의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을 본격화하는가 싶더니 다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당장 올 하반기에 뚜렷한 매각 방안이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연세대 교수)은 1일 우리은행 매각 방안과 관련, "검토를 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투자수요를 가지고 논의할 계획이라는 것 외에는 정해진 게 전혀 없다"고 했다.

 



◇ 수요 찾기 어려워…공자위 회의도 못 열어

업계에서는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이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금융당국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우리은행 등이 6월까지 투자수요 조사를 마친 뒤 7월에 매각 방안을 내놓으며 다섯 번째 도전을 본격화하리라는 분석이었다.

정부가 그동안의 '경영권 매각'이니 완전 분산 매각이 아닌 지분을 쪼개 과점주주에게 나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 같은 분석은 힘을 얻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민영화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박상용 위원장 역시 직접 중동 국부펀드를 만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매각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중동 국부펀드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얻지 못한 데다가 다른 뚜렷한 투자수요를 찾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수요조사가 미진한 부분도 있고, 추가로 검토해야 할 사안도 많다"고 말했다.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자 애초 지난달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공자위원회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당장 이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회의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 정부 '매각 원칙' 여전한 걸림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등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우리은행 매각 세 가지 원칙은 여전히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한 경영권 매각으로는 현실적으로 투자자를 찾기가 어렵고, 매각 선결 과제인 우리은행 기업가치 제고 역시 단기적으로 풀기 쉽지 않은 과제다. 정부가 원금 회수를 위해 제시하는 주당 1만 4800원 역시 지금으로선 현실과 거리가 먼 목표다.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투자자를 찾더라도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등 각종 규제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여론과 정치권의 공감대가 우선해야 하는데, 분위기가 쉽게 달아오르지 않는다.

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무작정 미루기만 할 수 없으므로 연내에는 해법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긍정론'도 없지 않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신속하게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다만 정부는 기한을 정해놓고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분위기에 휩쓸려 서둘렀다가는 또다시 실패하게 된다"며 "최대한 빨리 팔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기한을 정하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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