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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내년 경영전략 '인사'에 해답 있다

  • 2014.12.31(수) 12:52

KB 내년 리딩뱅크 탈환, 신한 경영 연속성
하나 은행 통합에 초점, 우리 민영화 몸만들기

4대 금융지주회사(우리은행 포함)가 연내에 모두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부서장과 직원 등 일부 인사가 남아 있긴 하지만 사실상 그룹 차원의 큰 밑그림을 그렸고, 그에 따른 조직 세팅도 끝났다.

이번 인사는 특히나 금융지주회사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고, 각각의 지향점이 달랐다. 그만큼 내년도 전략과 화두를 가늠해보는 중요한 척도가 됐다. 금융지주회사별로 정리해봤다.

 



◇ KB금융, 1위 탈환: 뭐니뭐니해도 영업이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첫 인사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KB 사태'라는 아픔이 있었고, 그로 인해 수장이 바뀐 것이니만큼 변화를 통한 쇄신을 꾀한 것이다. 동시에 조직과 사람 모두 '영업'에 포인트를 맞췄다. 윤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1위 금융그룹,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몸만들기'인 셈이다.

영업그룹을 대폭 강화하면서 기존 부행장 7명 가운데 살아남은 2명 중 한 명인 이 홍 부행장에게 맡겼다. 부행장 중에선 선임 격이다. 흩어져 있던 개인 고객 부문을 개인고객지원그룹으로 합치면서 강화했고, 중소기업지원그룹도 새로 만들었다. 고객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다.

영업력을 되살리는 게 최우선 과제인 만큼 그룹 계열사는 물론이고 은행 임원들도 영업통들을 전면배치했다. 바뀐 7명의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4명은 내부에서 영업능력이 검증된 은행 지역 본부장으로 채워졌다. 국민은행도 새로 선임된 임원 16명 가운데 11명이 지역 본부장이나 지점장이고, 승진한 임원 8명 중 6명도 지점장 출신이다.

◇ 신한지주, 경영 연속성: 내년 별로 달라진 게 없구나

"내년 사업계획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올해 것과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 잘못 본 줄 알았다니까요."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했던 신한금융지주 한 팀장의 얘기다.

그 어느 때보다 신한금융의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돋보인 한 해였다. 안정된 지배구조와 경영 아래에선 굳이 매년 사업계획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을 신한은 말하고 있다. 큰 방향 속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미시적인 변화만 있을 뿐이다.

 

신한금융은 특히나 올해 안정된 지배구조와 균형 잡힌 그룹 포트폴리오 등으로 다른 금융지주를 압도했다. 올해 순익도 무난히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사업과 전략도 올해의 연장 선상에서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인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소폭으로 이뤄졌다. 사실상 옷을 벗는 임원도 나오지 않았다. 6명의 인사 대상자 가운데 2명의 부행장이 연임했고, 2명은 부행장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 연임했다. 나머지 2명 만이 새로운 얼굴이다. 경영 연속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일관성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 하나금융, 은행 통합: 미리 슬림화하자

하나금융지주는 모든 것이 내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맞춰졌다. 이 때문에 인사 폭도 크지 않았다. 사실상 내년 은행 통합 시점으로 이월해 놓은 셈이다. 통합을 앞두고 혼선을 최소화하고 영업력 저하를 막기 위한 취지이기도 하다.

대신에 조직을 슬림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당장 은행 두 곳이 하나로 합쳐지면 물리적으로 임원 수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통합 때 급격한 변화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줄이는 작업이 필요했다. 겸직 등을 통해 전체적으로 임원 6자리를 줄였다. 지주에서 2명의 임원이 줄었고, 하나은행 부행장은 5명에서 4명으로, 전무도 한 명 줄었다. 외환은행 부행장은 4명 그대로이지만 전무는 2명이 줄어들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와의 합의가 미뤄지면서 은행 통합 시점을 내년 2월에서 3월로 또다시 늦췄다.

◇ 우리은행, 민영화 : 잘 팔릴 수 있게 몸 만들자

30일 공식 취임한 이광구 행장은 취임 전 내정자 신분으로 인사를 끝마쳤다. 서금회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만큼 본인의 색깔을 내기보단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했다.

특히 민영화를 담당했던 김승규 경영진원총괄 부행장을 유임시킨 것은 이례적이었다. 행장 후보자 3명 중 1명으로 꼽혀 이 행장과 함께 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면접까지 봤던 인물이다. 여러 논란을 의식한 탓도 크지만, 민영화의 연속성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행장은 2년의 임기 내 민영화 달성을 취임 일성으로 내놨다. 매년 15조 원의 자산증대를 통해 1조 원 이상을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 역시 잘 팔릴 수 있도록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취임식에서 공개한 '24·365' 프로젝트도 민영화를 달성하고 강한 은행을 만들기 위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쉼 없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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