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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12·21 개각 키워드는 '對 국회'

  • 2015.12.21(월) 16:09

박근혜 3기 경제팀 수장에 정치인 유일호 의원
가계부채보단 경기부양…위기관리 능력 변수
국정화 이끌 사회부총리엔 공대 학자 이준식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각을 단행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내정돼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와 함께 기획재정부 출신이 경제팀 수장을 대부분 차지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이끌 사회부총리엔 박근혜 정권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학자 출신인 이준식 서울대 교수가 낙점받았다. 행정자치부 장관엔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1차장, 여성가족부 장관엔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국민권익위원장엔 성영훈 변호사가 각각 내정됐다.

◇ 대 국회 관계 고려해 정치인 출신 부총리 낙점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학자 출신이다. 한국조세연구원장과 한국금융학회 이사, 한국경제학회 이사 등을 지낸 조세·재정 전문가로 꼽힌다.

유 내정자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계로 꼽힌다. 올해 3월 말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취임했다가 11월 물러나면서 ‘7개월 단명 장관’이라는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경제부총리엔 애초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경제정책 운용을 위해선 관료 출신이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구조개혁 입법이 난항을 겪는 과정에서 대 국회 관계가 더 부각되면서 이미 한 차례 청문회를 통과한 바 있는 정치인 출신을 부총리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만큼 청와대와의 소통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유 내정자는 경제 정책과 실물 경제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정무적 역량을 바탕으로 4대 개혁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경기 활성화를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 가계부채보다는 부동산 경기부양 방점

그동안 국토부 장관으로 최 부총리와 호흡을 맞췄던 유 의원이 부총리에 내정되면서 기존 경제 정책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4대 부문 개혁, 구조개혁 입법을 비롯해 그동안 추진해온 국정과제를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토부 장관 출신이 부총리에 오르면서 기존 부동산 부양 기조를 꾸준히 이어갈 공산이 커졌다. 부동산 경기 부양에 더 방점을 찍으면서 가계부채에 급제동을 걸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 내정자도 내정 사실이 발표된 후 인터뷰에서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현 경제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유 내정자가 조세·재정 전문가라는 점에서 최 부총리 시절 구멍 난 재정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학자 출신이 부총리 자리에 오르면 위기관리 능력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내년엔 중국의 경기 불안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기획재정부 출신이 경제팀 수장 독차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된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은 덕수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과 기재부 성장기반정책관, 대외경제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추진단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기재부에서 차관보, 1차관 등을 지냈다. 완벽을 요구하는 스타일과 꼼꼼한 일 처리로 잘 알려졌다.

주형환 1차관이 산업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기획재정부 출신이 경제팀 수장을 사실상 모두 장악했다. 주 내정자는 물론 얼마 전 선임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세 사람은 모두 같은 시기에 기재부에서 근무한 바 있어 학자 출신의 부총리 아래서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 공대 학자 출신 사회부총리 낙점…국정화 반발 최소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엔 이준식 서울대 교수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약 20년간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학연구소장과 기계공학과 학과장, 연구처장, 연구부총장을 지냈다.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임덕호 전 한양대 총장은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이영 교육부 차관과 모두 한양대 출신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내정자는 박근혜 정권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공대 학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사청문회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이끄는 과정에서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로 풀이되고 있다.

이밖에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내정자는 행정고시 28회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국무조정실 기획총괄정책관 등을 지내는 등 정통 관료로 꼽힌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는 교사와 IT벤처기업가를 거쳐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여성 기업인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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