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 주도가 아닌 자본시장을 활용해 기업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방식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18일 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성장금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업구조혁신 펀드의 모펀드 5000억원을 출자하겠다는 내용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펀드는 모자(母子)형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5000억원 규모의 모펀드를 만들면 정부가 5000억원 이상의 민간투자를 유치해 총 1조원 이상의 펀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모펀드는 한꺼번에 돈을 넣는 방식이 아니라 자금 수요가 있을 때마다 돈을 내는 '캐피탈 콜'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펀드의 운용은 정책금융 운용기관인 한국성장금융이 맡는다.
모펀드는 여러 개의 자펀드를 둬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한다. 모펀드가 자펀드에 50%의 자금을 대면 나머지 50%를 민간 투자자의 참여로 구성하는 식이다. 혈세가 들어가는 국책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시장 중심의 기업구조조정 환경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구조다.
펀드는 주로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자펀드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고르게 하고, 모펀드는 운용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는 기업구조혁신펀드 운용을 통해 약 2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1000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회생 기업 경영정상화 지원 프로그램 도입 방안도 내놨다. 캠코가 금융공공기관과 국책은행이 보유한 회생기업 채권을 매입해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도록 하고, 이후 신규자금을 지원해 사업이 유지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캠코는 이를 위해 경영권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면서 금융을 제공하는 DIP(Debtor In Possession)와 부동산을 매입해 재임대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등에 총 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