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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금호타이어…일자리 유지 '최대 복병'

  • 2017.09.29(금) 16:45

이동걸 첫 구조조정…"일자리 살리겠다"
박삼구 재인수 가능성엔 "불가능 할 것"

매각을 추진하던 금호타이어가 결국 채권단 주도 자율협약에 들어가게 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9일 전원 동의로 금호타이어를 자율협약 방식으로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번째 구조조정 기업이 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일자리를 강조하는 이번 정부의 기조에 맞게 금호타이어 관련 일자리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자율협약이라는 큰 틀은 정해졌지만 아직 앞길은 캄캄하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는 실사를 진행한 뒤에 자율협약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정치권, 금호타이어 노조, 채권단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경영정상화 뒤에 결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다시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논란부터 나온다.


◇ 이동걸 "구조조정, 일자리 감소 최소화 방향으로"

이동걸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 체결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워크아웃 졸업 3년 만에 힘든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됐다"며 "새 정부 첫 구조조정으로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중국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매각이 불발되자 금호 측에 자구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박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박 회장이 그 자리에서 기업 정상화를 위해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특히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일자리 대통령'을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의 기조를 따르겠다는 의미다. 그는 "(채권단과 노조, 지역사회 등) 이해당사자들이 고통을 분담하면 일자리 감소는 최소화할 수 있다"며 "얼마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는 이해당사자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추석 연휴 직후 금호타이어 정밀실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12월 초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신규자금 투입·박삼구 재매각 자격 논란 여전

다만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기까지 험난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단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또 '혈세'를 신규자금으로 투입하는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아직 신규 자금 투입 여부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필요하다면 다른 채권기관들과 공평하게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른 채권기관들과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 "시중 은행들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신규 자금 지원에 대해 저희와 협의해 나가면 반대를 안 할 것으로 강력하게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불가피한 인력 구조조정 문제도 난제다. 이 회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정부는 지킬 가치가 있는 일자리를 지킨다"며 "지금 판단으로는 일자리를 대부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정확한 실사와 지역 사회, 노조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며 이해당사자들의 '양보'를 전제했다.

정상화 과정을 마친 뒤 금호타이어가 결국 박삼구 회장 손에 들어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출자전환 매각준칙에 '재인수'를 막는 처분 규정이 있다"며 "실질적으로 재인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는 '당해 기업의 부실을 일으킨 경영진은 우선협상대상자(우협)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있다. 향후 금호타이어 재매각 과정에서 박 회장을 제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협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 자격이 완전히 박탈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경영정상화 노력 등을 사후평가해 다시 우협에 부여될 가능성도 있는 것.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우협을 부여할 수 있다는 얘기는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라며 "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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