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수년간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은 카드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동남아를 중심으로 카드업과 할부금융업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동남아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며 "아직은 투자가 집중되는 초기단계다보니 수익을 내기 보다는 인지도 확대와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한·국민 등 미얀마·캄보디아 진출
해외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의 미얀마 현지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가 지난 1분기 7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소액신용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신한카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순이익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첫 흑자 전환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흑자는 지난 2016년 9월 영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1억9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연간 기준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카자흐스탄법인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는 지난 2015년 7월 영업을 시작한 뒤 2016년 7300만원, 지난해 5억75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만 2억7200만원의 순익을 냈다.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는 자동차나 가전 등의 담보를 통해 대출을 해주는 할부금융·리스회사다.
자본잠식에 빠졌던 인도네시아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는 회복세다. 지난 2015년 신한카드가 지분 '50%+1주'로 살림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곳이다. 할부금융·신용카드·리스 사업을 취급한다.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지난해 3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상태에 빠졌지만, 올해 1분기 손실손은 17억원으로 손실폭을 대폭 줄였다. 회사 측은 "초기 인프라 투자가 마무리 단계"라는 설명이다.
KB국민카드도 최근 해외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민카드는 코라오그룹 관계사인 인도차이나뱅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토마토 특수은행(TSB)을 인수했다. TSB는 국내 토마토1·2 저축은행이 파산하자 예금보험공사 파산재단이 관리하던 여신전문금융사다.
TSB는 향후 코라오그룹이 현지에서 생산·판매하는 자동차 등의 할부금융을 전담할 예정이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할부금융과 카드사업 등에 진출해 덩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 삼성따라 베트남 가는 카드사
특히 카드사들이 집중하는 시장은 베트남이다. 지난 2011년 신한카드가 국내 금융회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삼성 등 베트남에 자리를 잡는 국내기업이 많아지면서 금융에서도 국내 기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 롯데카드도 베트남 진출 카드를 꺼냈다. 롯데카드는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를 승인받으면서,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유통기업계 카드사라는 장점을 활용해 앞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카드도 베트남에 간다. 하나카드는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 산하의 국제결제원(나파스·NAPAS)과 결제솔루션 제공업체인 알리엑스 등과 베트남 지급결제 활성화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씨카드도 지난해 나파스와 결제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우리카드도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은행을 통해 현지에서 신용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신(新)남방정책을 채택하고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동남아에 진출하는 추세"라며 "동남아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중장기적인 수익원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