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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진옥동 "얼토당토 않은 얘기로 자극주겠다"

  • 2019.03.26(화) 17:46

신한은행장 취임..1등 은행? "숫자로 경쟁 않겠다"
글로벌 전략? "몇개국 진출 따지는 시대 지났다"
디지털 전략? "디지털 부서 사무실 없애자"

"돈키호테 적인 발상을 하지 않으면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26일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비전문가인 내가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해야 전문가인 임원들이 자극받을 수 있다"며 디지털전략, 진정한 리딩뱅크의 의미, 투트랙 글로벌 전략 등에 대해 답을 이어나갔다. "거창한 슬로건을 걸고 시작하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자신을 소개한 그의 대답은 소탈하지만 소신이 강하게 묻어났다.

진정한 1등 은행 전략은?

진 행장은 '진정한 리딩뱅크가 되기 위한 전략'을 묻는 말에 "재무적으로 1000억원 이익을 더 냈다고 해서 과연 리딩뱅크인가"라고 자문한 뒤 "거기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진옥동 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진정한 1등 은행이 되자"고 강조했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을 순이익에서 간발의 차이로 앞서며 1위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그는 "진정한 상인은 상대의 이익도 생각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한다"며 "은행은 고객을 이익 창출 수단으로 봐선 안되고 고객 자산을 증식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익을 위해 영혼을 팔지 말라'는 지멘스의 경영철학도 인용했다.

그는 "국민은행 계좌수가 1400만, 신한은행이 1000만인데 숫자로 경쟁하고 줄 세우지 않겠다"며 "뜬구름 잡는 얘기일수 있지만 진정한 리딩뱅크를 추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해외통'의 글로벌 전략은?

진 은행장은 우선 자신을 해외통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언론에서 저보고 국제통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만에 근무했다"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대리를 시작으로 2008년 오사카지점장, 2015년 SBJ(신한은행 일본) 사장 등을 지낸 일본통이다.

그는 "글로벌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 본다"며 "기축통화 지역과 신흥국 투트랙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일본 등 기축통화 지역에 대해선 "그 지역의 기축통화를 조달할 수 있는 똘똘한 채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MF 당시 일본 오사카지점에 근무하면서 '달러나 엔화로 환전할 수 있는 자산은 다 환산하라'는 지시를 받았던 아픈 경험담도 소개하며 "고집을 피워 SBJ 설립했고 리만사태가 끝날무렵 2500억엔을 한국에 보냈다. 신한은행 엔화조달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신흥국에 대해선 선택과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은 좀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을 얘기할 때 몇개국에 몇개 점포 얘기하는 시대는 지났다. 가능성 있는 곳에 집중투자해서 초격차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IMF 이후 은행중 유일하게 신한은행이 흑자를 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에 인수한 한 은행을 파는 과정에 환율이 폭등한 덕분이었다"며 "이 덕에 (신한은행이) 합병 당하는 것도 피할수 있었다. 이것이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전략과 맞물려 자산에 대해 "아무리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어도 팔고 싶을 때 팔 수 없으면 자산이 아니다"고 정의했다.

디지털 전략은?

디지털 전략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디지털 인력은 유목민이 돼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부서 사무실을 없애버리자"며 "(개발과 현업이 분리된 상황에서) 개발된 것들은 대부분 불편하다. 개발부서 직원 200~300명을 모두 현업부서에 배치하면 진정한 '에자일(Agile, 민첩한) 개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경계를 뽑아 IT업무에 배치하는 채용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 IT 부문장도 상경계고 IT업부에 배치돼 업무를 배웠고 인사이동에 의해 지금까지 남아있다"며 현재 채용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IT 소양을 갖춘 신입사원을 뽑아 영업점에 배치해 고객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며 "발상을 전환하지 않으면 디지털기업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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