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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의 파격…무엇을 노렸나

  • 2018.12.24(월) 15:35

신한금융 CEO 대폭교체..조 회장 "밑에 힘 뽑아 올리겠다"
'세대교체·2010 신한사태 단절 등 배경' 분석
퇴임 위성호 행장과 내년 회장 리턴매치?

지난 21일 신한금융그룹이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사장단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자회사 CEO 11명중 7명이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였고 시기도 예년보다 1~2개월 빨랐다. 신한금융이 "역대 최대 규모의 파격적인 세대교체"라고 보도자료를 낼 정도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자경위에서 임원 인사만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전격적으로 CEO 인사도 단행했다"며 "그 폭과 시기가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임에 실패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인사 1시간30분전에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명근 기자 qwe123@


◇ 조용병 회장, 사실상 첫 CEO 인사 단행

이번 인사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017년 취임이후 단행한 사실상 첫 CEO 인사다. 당시 회장과 행장이 나란히 취임하면서 조 회장은 그룹 넘버 2인 은행장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조용병 회장-위성호 행장' 구도는 한동우 전 회장과 당시 회장추천위원회가 짰다.

조 회장의 이번 첫 CEO 인사는 '파격적인 세대교체'로 정리된다.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1955년생),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1956년생), 위성호 행장·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1958년생),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윤승욱 신한신용정보 사장(1959년생) 등 이번에 교체된 7명의 경영진 모두 1950년대 생이다.

그간 신한금융 내부에선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간부들의 직업이 임원이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체된 인사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이번에 1960년생이 기수로 나서면서 숨통을 텄다"고 말했다. 한 전직 신한금융 사장은 "그동안 침체된 인사로 분출됐던 직원들의 욕구불만이 해소됐다"며 "조직이 젊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도 인사단행 직후 "바뀐 분들은 임원생활을 8년에서 11년 정도 하신 분이 있으니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세대교체를 통해서 밑에 힘을 뽑아 올리겠다"고 말했다.

◇ "신한사태 끊고 가자"

이번 세대교체는 단순한 '나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많다. 2010년  라응찬 전 회장과 이백순 전 행장 측과 신상훈 전 사장 측이 신한금융 경영권을 놓고 고소·고발 사태를 벌였던 '신한사태'와 단절하기 위한 조 회장의 결단이라는 분석이다.

위 행장은 신한사태 당시 홍보임원을 맡으면서 '라응찬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최근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대통령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남산 3억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거짓 증언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 김형진 사장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신기 사장도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된다.

반면 조 회장은 2007년 뉴욕지점장, 2010년 경영지원그룹 전무 등을 지내며 신한사태 당시 어느 편도 들지 않은 중립 인사로 분류됐다. 또 다른 신한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신한 사태가 1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이번에 끊고 가지 않으면 그룹에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과 위성호 신한은행장.

◇ 조용병-위성호 내년 리턴매치?

'파격적인 세대교체' 여진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조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 끝나는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그룹내 넘버 2·3가 이번에 낙마했기 때문이다. 보통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등 그룹내 계열사 사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대권에 도전한다. 조 회장도 '행장-회장 코스'를 밟았다.

특히 이번에 낙마한 위 행장은 조 회장의 강력한 대항마였다. 두 사람은 2015년 신한은행장, 2017년 신한금융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두번 모두 조 회장이 승리했다. 위 행장은 2017년 회장 선임 막판에 뜻을 접고 행장에 올라 '다음 기회'를 노려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연임에 실패하면서 '현직 프리미엄'은 누리기 어려워졌다.

관련 조 회장은 "(이번에 연임에 실패한) 임원들은 회장 후보 풀에 넣어서 육성할 것"이라면서도 "저도 임기가 되면 경선을 해야 하니 선량한 경쟁자로 후보 풀에 넣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위 행장이 이번 인사를 거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경위 멤버가 그대로 다음 회장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며 "이번 인사에 대해 위 행장이 불만을 드러내면 권토중래할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 위 행장이 받을 수 있는 카드는 웃으며 이번 인사를 수용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 회장과 위 행장은 내년에 리턴매치를 할 것"이라며 "조 회장은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유리한 고지에서, 위 행장은 마지막 기회를 살릴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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