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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독립성' 강조한 신한지주 '킹 메이커'

  • 2019.11.28(목) 14:32

신한지주 회장 선임 회추위 가동…비공개로 진행
"외압 차단" 강조..업계, 취지 지켜질 지 주목
당국 "채용비리 관련 의견 전달 여부 고민"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5월 계획했던 6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8월로 미뤘다. 증자 대금을 댈 신한금융지주의 이사회가 제동을 걸면서다. 경영진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신한지주 이사회에서는 "겨우 이 정도 사업이냐", "투자은행(IB)를 할 인력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했다고 한다. 결국 8월 신한금투는 증자에 성공했지만 신한지주 이사회가 더 이상 '거수기'에 머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신한지주 이사회 기류가 바뀐 것은 새 사외이사를 영입하면서부터다. 올해 3월 신한지주는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퍼스트브리지 대표 등으로 새 이사진을 꾸렸다. 선이 굵은 인사가 영입되자 이사회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신한지주 이사회가 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사회 산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최근 갑자기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사진)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전인 1월쯤 회추위가 열릴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의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의 변론이 지난 27일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에 회추위 가동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첫 회추위가 지난 26일 서울 모처에서 열렸다', '조용병 회장 등 차기 회장 후보 10여 명의 롱리스트가 선정됐다' 등의 분석이 나오지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회추위는 지주 이사회 사무국과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회추위 소식을 전해들은 신한지주도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28일 신한지주 한 사외이사는 회추위 운영에 대한 질문에 "회추위 관련해서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만 답했다.

회추위가 강조하는 것은 독립성이다. ①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겠다. ② 최종 마무리가 되면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히겠다. ③ 과정에 대한 최종 평가는 회추위가 책임지겠다. 이 세가지 원칙으로 회사 경영진, 언론,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독립된 회추위를 운영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조용병 회장은 '셀프 연임'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3월 지배구조규범을 바꿔 스스로 회추위에서 빠진 상황이다. 현재 회추위는 이만우(위원장)·김화남·박철·변양호·성재호·히라카와 유키·필립 에이브릴 등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됐다.

통상 금융사들은 회추위 회의가 끝나면 언제, 무엇이 논의됐는지 대략적인 내용은 언론을 통해 공개해왔다. 이 과정이 생략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 공정하고 독립된 회추위를 진행하고도 자칫 '밀실 회추위'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어서다.

금융업계는 회추위가 금융당국이나 정치권 등 외부 입김을 차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채용비리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3연임을 할 경우 경영 안전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를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에게 전달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회추위에 대해선 관여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조 회장의 채용비리 혐의 재판과 관련한 입장을 사외이사에 전달할 것인가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금융당국이 신한지주 회추위 절차 등에 이래라저래라 할 것은 없다"며 "이사회는 원래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함영주 부회장 사례가 있는 만큼 조 회장에 대해 어떻게 할지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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