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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러웠던 금융위, 인터넷은행 심사방식 바꿨다

  • 2019.07.16(화) 15:11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재추진…10월 접수
기존 심사기준 유지하되 외평위 운영방식 변경
필요하면 금융위 전체회의에 외평위원장 부른다

"외부평가위원회(이하 외평위)의 평가결과와 금융감독원 심사결과를 듣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지난 5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최소 1곳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추가로 나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유력했던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두곳 모두 탈락했다.

지난 심사 결과에 당혹한 금융위가 16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재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인가 사업자수(2개사 이하), 심사기준(혁신성·안정성 등 평가) 등은 지난 5월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되 외평위 운영방식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외평위는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 금융‧법률‧소비자‧핀테크‧회계‧IT보안‧리스크관리 등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종 결정권한을 쥐고 있지만 특혜 시비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인가심사권을 금감원에 위탁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최종 권한을 쥔 금융위가 지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당혹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평위원 명단은 비공개로 운영되며 심사 과정에 금융위도 개입할 수 없다. 최 위원장도 지난 5월 예비인가심사 결과를 발표 당일 오전에야 보고 받았을 정도다. 두곳 모두 탈락한 심사결과에 대해 금융위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말이 나왔다.

16일 금융위 발표를 보면 필요시 외평위원장이 금융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심사취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도록 금융위 운영을 개선하기로 했다. 심사 결과에 대해 최종 보고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하면 심사과정에서 외평위원장이 금융위와 '접촉'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것이다. 심사과정에서 금융위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전요섭 금융위 은행과장은 "원칙적으로 금융위가 외평위 판단 결과를 바꿀 수 있지만 그간 외평위 심사 결과를 존중하고 수용해왔다"며 "금융위가 최종결정하는 만큼 정책방향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별도의 시간을 가지는 등 외평위 운영에 충분히 지원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외평위나 금감원에 대한 불신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불신은 맞지 않다"면서도 "금융위는 외평위 구성에 개입하지 않는다. 정책방향 설명 그 이상은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앞으로 외평위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는 내부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금융위가 심사과정에 개입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금감원도 "개입은 과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회 등에서 금융위가 인가 과정에서 너무 손놓은 것 아니느냐는 비판이 있다보니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 "토스·키움 재도전하면 외평위원 그대로..새 후보 나오면 교체"

당장 올 하반기 예정된 외평위 위원을 어떻게 구성할 지도 민감한 문제다. 금융위는 예비인가 신청 접수 결과를 본 뒤에 위원 구성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요섭 금융위 은행과장은 "지난 5월과 신청자가 같을 수도 있고 신청자가 더 많거나 줄어들 수도 있다"며 "경우에 따라 위원 구성을 어떻게 해야 공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다시 도전할 경우, 이 컨소시엄을 탈락시킨 위원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공정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등 기존 신청자가 재도전하면 가급적 기존 외평위 위원들 위주로 구성하고 새로운 도전자가 신청하면 새 위원들 위주로 외평위를 구성해야 공정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오는 10월10일부터 15일까지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받기로 했다. 예비인가 심사결과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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