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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위험 반영 강화하니 '롯데손보 울고 푸본현대 웃고'

  • 2019.08.20(화) 18:22

지급여력비율에 퇴직연금리스크 반영 70%로 강화
롯데 RBC 140%로 추락..대주주 변경·유상증자 주목
푸본현대, 자본확충으로 충격완화..RBC 200% 중반 유지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을 산출할때 퇴직연금 리스크를 기존보다 많이 반영하도록 하면서 롯데손해보험의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 됐다.

올해 6월부터 RBC(지급여력)비율을 산출할때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을 35%에서 70%로 확대하면서 롯데손해보험의 6월말 RBC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롯데손보와 함께 퇴직연금자산 비중이 높아 우려됐던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이에 앞서 자본을 확충해 6월말 200% 중반대 RBC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로 인해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20일 롯데손보에 따르면 6월말 RBC는 140.81%로 3월말(163.16%) 대비 22.35%포인트 하락했다. 당국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는 수치로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비율 변경이 주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작년 6월부터 보험사들의 RBC비율 산정식에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을 반영토록 했다. 적용비율은 지난해 6월 35%에서 올해 6월 70%, 2020년 6월 10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롯데손보는 전체 자산 중 퇴직연금자산 비중이 40%가 넘어 보험사 중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손보의 총 자산은 14조7169억원이며 이중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자산은 6조7784억원으로 46.1%에 달했다. 여타 손보사들의 퇴직연금 자산이 총자산의 10%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6월 35%를 적용받을 당시 RBC가 20%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을 예상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RBC 하락 충격을 10%포인트 내로 줄였다. 그러나 작년 6월말 RBC는 155.6%로 당국 권고치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올해는 70%가 적용되면서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롯데지주가 롯데손보 매각작업을 진행하면서 별다른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손보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서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계획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RBC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가 미뤄질 경우 유상증자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하면 올해안에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JKL파트너스는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승인 심사는 60일 이내로 정해져 있지만 당국이 필요한 보완자료 등을 요청할 경우 심사기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통상 심사완료까지 2~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RBC가 150% 아래로 하락하면 방카슈랑스, 대리점 등 영업채널에서 판매에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에 실적악화로 인한 RBC의 추가하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RBC가 150% 아래로 떨어지면 적기시정조치(RBC 100% 미만)에 앞서 당국이 대주주에 자본확충 계획 등을 확인하지만 현재 롯데손보는 매각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롯데지주의 지원가능성도 없는 상태"라며 "대주주 변경 후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얘기되고 있는 만큼 당국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롯데손보로서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에서 사모펀드로 대주주가 변경됨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악재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롯데손보의 장기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된 것은 일정기간 내 유의미한 재무적 개선이 없을 경우 신용등급을 낮추겠다는 신호다.

롯데 계열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이 사라져 대주주가 변경됨과 동시에 롯데손보 신용등급은 1노치(notch) 하락하게 된다. 차후 발행할 채권 금리부담이 커지고 수요모집이 어려워지는 등 조달 여건이 나빠지는 만큼 제때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본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RBC에 미치는 영향도가 커짐에 따라 롯데손보는 특별계정 비중을 줄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 가운데 퇴직보험, 퇴직연금 등을 포함한 특별계정 비중은 2017년 48.33%에서 지난해말 54.33%까지 상승했다가 올해 상반기 40.36%로 줄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도 줄었다. 매년 2000억원 이상 증가하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8년 2조525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올해 3월 2조4784억원으로 1분기 만에 466억원 줄었다. 이어 6월에는 전분기 대비 408억원 줄어든 2조43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적립금도 2018년 2조5196억원, 2019년 3월 2조4726억원, 6월 2조4319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푸본현대생명은 앞선 자본확충으로 위기를 면했다.

지난해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총 자산(13조4378억원)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특별계정자산(7조6199억원) 비중은 56.7%로 롯데손보 보다 높지만 사전 자본확충으로 RBC는 200% 중반의 안정권이다.

지난해 6월말 146%까지 떨어졌던 RBC는 유상증자 후 올해 3월말 304%로 올랐다. 다만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에 따라 6월말 RBC는 30%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채널을 재개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려 덩치를 키우면서 책임준비금으로 쌓아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 RBC가 추가로 하락해 250% 언저리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저축성보험의 경우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로 인식돼 자본을 그만큼 늘려야 하는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현재 1~5년의 단기 저축성보험 판매로 인해 만기환급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가 운용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수수료를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또한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놓기 쉽지 않다"며 "퇴직연금을 주요 사업으로 한 롯데손보, 푸본현대생명 등은 현재 퇴직연금 수익을 대체할 마땅한 방안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 적용 확대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는데도 이를 안고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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