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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떠난' 롯데손보, '퇴직연금 지키기' 안간힘

  • 2019.10.30(수) 16:51

주인바뀐 롯데손보, '롯데계열사 퇴직연금' 사수나서
고금리 장기계약 유도…"사수 쉽지않다" 지적도
롯데손보 "금리 경쟁력 있어 쉽게 바꾸지 않을 것"

롯데그룹을 떠나 새주인(JKL파트너스)을 맞은 롯데손해보험이 '롯데 계열사 퇴직연금' 지키기에 나섰다. 회사 자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 계열사 퇴직연금' 계약이 해지될 경우 타격이 클수 밖에 없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손보는 기존 가입자인 롯데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만기를 2~3년인 상품으로 장기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퇴직연금은 통상 1년단위로 계약이 이뤄지지만 만기가 2~3년인 상품을 확정할 경우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롯데손보 입장에서 금리 부담이 커지지만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은 장사다. 자동차보험·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를 비롯해 대형사들과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퇴직연금을 통해 수수료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자산규모 증가로 자산운용수익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롯데손보는 이전에도 경쟁사보다 높은 금리를 주며 퇴직연금 시장을 지켜왔다. 롯데손보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확정급여형(DB) 11월 예정적용금리는 1년 이율보증형이 2.26%, 2년이 2.30%, 3년은 2.35% 순으로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 보다 최대 36bp(1bp=0.01%) 높다.

롯데손보는 그간 이 전략을 유지하며 퇴직연금 시장 강자로 자리잡았다.

롯데손보의 자산규모는 올해 6월말 기준 14조7084억원으로 삼성화재(82조7504억), 현대해상(45조3136억), DB손보(42조2221억), KB손보(34조9346억원), 메리츠화재(22조1304억원), 한화손보(17조6826억원)에 이어 7등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 자산만 따질 경우 업계 1위인 삼성화재에 이어 손보사 가운데 2위를 지키고 있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자산은 약 6조8000억원 규모로 전체 자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현재 퇴직연금 자산 가운데 롯데계열사의 비중이 36%수준이다. 원수보험료를 기준으로 보면 퇴직연금의 롯데계열사 의존도는 약 49%에 이른다. '롯데 계열사 퇴직연금'이 회사 수익성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롯데손보가 '롯데 계열사 퇴직연금'을 지켜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롯데손보를 인수한 JKL파트너스는 호텔롯데가 롯데손보 지분 5%를 보유하도록 했지만 퇴직연금 자산을 지킬만큼의 구속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롯대맨'이었던 김현수 대표가 물러나고 대주주인 JKL파트너스 최원진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롯데 계열사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손보에 대한 롯데그룹의 계열지원 가능성이 사라졌다며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롯데손보의 퇴직연금이 고금리 정책 이외에 별다른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경우 기존에 고금리 정책 이외에 다른 경쟁력이 크지 않은데, 현재는 같은 계열사도 아니기 때문에 계약을 계속 가져갈 이유는 없다"며 "기존 롯데계열사의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DB(확정급여)형 비중이 높아 계열사가 있는 경우 퇴직연금에 대한 별다른 경쟁이 없이도 퇴직연금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익률을 제고시키기 위해 DC(확정기여형)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며 "DC형으로 갈수록 상품경쟁력이 높은 대형사들과 경쟁할 경우 계열사에만 집중했던 중소형사들은 영업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가 보유한 퇴직연금은 퇴직할때 지급받는 급여수준이 사전에 결정되는 DB형이 95%를 넘어서지만 전체 퇴지연금 시장으로 보면 DB형이 줄고 DC형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DB형은 전년대비 2%포인트 줄어든 63.8%, DC형은 1%포인트 늘어난 26.1%를 각각 기록했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자산이 줄어들수록 경영 리스크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운용자산수익률 감소와 함께 손보사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각종 공공물건이나 국가를 상대방으로 하는 대규모 일반보험 물건에서도 입찰 참여가 어려울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3705억원의 증자를 통해 RBC를 190%까지 끌어올렸지만 후순위채 만기도래 등으로 당장 안정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퇴직연금자산을 어떻게 지키느냐와 함게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금리에 따른 영향력이 큰데 금리를 타사 대비 경쟁력 있게 가져가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이를 쉽게 바꿀 유인이 크지 않다"며 "퇴직연금을 연속성 있게 가져가기 위해서 영업적인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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