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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금융지원, 너무 짧습니다"

  • 2019.09.23(월) 18:00

농업인 등 '금융지원 짧아 연체 등 악순환' 하소연
은행 "다양한 지원 하지만 한계…정책확대·보험가입 등 필요"

"2010년의 악몽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2010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곤파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조 모 씨의 말이다. 충청남도에서 농업을 영위하고 있는 조씨는 곤파스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은행에서 긴급 자금지원을 받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시설은 복구했지만, 대출 등의 유예기간이 짧다보니 연체가 발생해 신용등급이 하락해 제도권 금융기관의 서비스를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나 화재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은행들이 적극적인 금융지원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금융지원을 받은 사람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의 접근성 제한' 등 오히려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제공하는 금융지원 기간이 짧다보니 오히려 대출 연체가 발생해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2차 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 은행, 자연재해+화재 등 적극 지원 

이달 들어 13호 태풍 링링과 17호 태풍 타파가 일부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금액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두 태풍이 연이어 발생한 영향에 재산피해가 가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의 농경지에 큰 피해를 입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자 은행들도 적극 나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000억원,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 자금 규모는 별도로 정하지 않고 금리우대, 상환기간 유예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태풍 뿐만 아니라 최근 발생한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화재에 대한 금융지원도 나선다. 여기에 최근 발생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해 피해가 구체화 할 경우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의 대표적인 자연재해인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매년 긴급 자금을 편성해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며 "태풍 뿐만 아니라 큰 화재, 전염병 등에도 은행업계가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융지원 짧아 연체 등 2차 피해도" vs "농업 분야는 은행만으로 한계" 

피해를 입고 금융지원을 받은 피해자들은 피해를 딛고 다시 일어설때까지 충분한 기간 동안 금융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상 자연재해를 입는 지역은 농업을 영위하는 지역인 경우가 많은데, 금융지원안이 '시설 복구'에만 집중돼 있다보니 시설 복구 이후 지원받은 자금을 갚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충청남도 태안 인근에서 농업을 영위하고 있는 조 씨는 "농사는 1년 농사인데 태풍으로 피해를 입어 사실상 연 수익이 반토막나는 경우도 있다"며 "시설복구를 위해 저리로 자금을 빌렸다 하더라도 이것을 갚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긴데 그 만큼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의 피해는 가중된다. 대출 등 은행의 추가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어도 금융지원의 유예기간이 짧아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 신용등급 등이 하락해 2차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에서 지원하는 금융지원 방안을 살펴보면 카드 결제대금 유예 6개월, 대출 만기연장 1년 등이다. 피해를 보고 시설을 복구해 수익을 재창출 하는데 금융권의 지원 기간이 '짧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비단 농업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2016년에는 대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점포 679곳이 소실됐다. 현재 이곳은 화마가 스쳐간 흔적을 이제서야 지워나갔고, 당시 점포를 운영하던 상인 중 일부는 인근에 대체 상가에서 점포를 다시 열고 생계를 꾸리고 있다.

당시에도 은행들이 금융지원에 적극 나섰지만, 이 역시 너무 짧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점포를 운영하던 김 모씨는 "당시 화재 이후 은행에서 대출을 싸게 해준다고 해서 받았는데, 그 기간이 새로 자리잡고 안정화 되는 데에 비해 기간이 짧았다"고 "현재는 괜찮은 편이지만 2년여간은 은행 채무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은행 입장에서는 충분한 기간을 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업이나 제조업 등 기업의 경우 대출 만기연장 1년과 금리 1% 가량을 우대를 해줬을 경우 사업을 다시 펼치는데 충분한 지원이 된다는 것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 재해로 인해 시설이 완전 소실이 되지 않는 이상 금융지원 대상자들의 상당수가 재기하고 있다"며 "아울러 금융지원을 받은 이후에도 대출상환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할 경우 영업점에서 판단한 이후 다시 자금을 공급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의 경우는 은행의 금융지원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 등에 대해서도 금융지원에 나서지만 민간 금융기관이 나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은행 역시 리스크를 감안해야만 하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특별 금융지원은 신용등급도 보지 않는 등 기존 여신규정과 달리 금융방안을 지원한다. 아울러 농산물 구입 등 다양한 방안으로 농업인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의 경우 매년 자연재해로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보험 가입, 정부의 정책 확대가 오히려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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