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안심전환대출 팩트체크]②은행, 울며 겨자 먹기?

  • 2019.09.26(목) 08:58

고금리 주담대→저금리 MBS..돈 흐름 역행
"은행, 이자이익 3000억 손해"
예대율 등 건전성은 높아질 수도

[안심전환대출 팩트체크]①세금으로 집주인 이자 지원?에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금융의 기본 법칙이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 보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하 안심대출)은 이 법칙을 역행한다.

안심대출 과정에서 은행은 주택저당채권(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을 팔고 이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MBS(주택저당증권)를 사게 된다. 수익률 3~4%인 채권(주담대)을 팔고 수익률 1%대 채권(MBS)을 사는 셈이다. 은행입장에서 금리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투자하는 역주행인 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조원 규모의 안심대출로 은행업계 이자수익이 3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담대보다 금리가 1.5% 가량 낮은 MBS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담대의 대출 기한이 수십년에 이르기 때문에 손해는 누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연체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은 꼬박꼬박 이자가 들어오는 주담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이익"이라며 "더욱이 최장 35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품이다. 손해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여기에 '왜 그동안은 금리를 높게 받았느냐'고 은행을 질타하는 고객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돈의 흐름에 역행하도록 은행의 등을 떠미는 이유는 가계부채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 주담대는 변동금리 중심이다. 예기치 못한 위기가 찾아와 금리가 오르게 되면 주담대가 국내 경제 전반을 위협할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지난 17일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를 주택금융공사로 빨아들여야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행이 밑지는 장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수익성은 나빠지지만 건전성은 좋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은행이 인수하는 MBS가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 개선에 도움 될 수 있어서다.

자산의 위험도를 측정할 때 주담대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에 따라 최대 70%까지 위험가중치가 부과되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MBS의 위험가중치는 0%대다. 주담대 대신 MBS를 보유하게 되는 은행입장에선 위험가중자산이 줄면서 BIS 비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내년 시행 예정인 예대율 규제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내리기로 했다. 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해야하는 은행입장에선 가계대출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

지난 6월 기준 주요 시중은행 예대율을 보면 우리은행 96.9%, 국민은행 97.7%, 하나은행 97.3%, 신한은행 97% 등으로 내년에 강화되는 예대율에 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2015년 33조9000억원 규모로 출시된 안심전환대출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못했던 때와 비교하면 그나마 은행 상황이 나아진 셈이다.

하지만 은행의 불만은 여전하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대율이 개선될 수 있어 은행에 유리하다고도 볼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은행이 울며 겨자먹기로 주담대를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맹점수수료, 대출이자 금리체계, 채용 등 금융당국이 금융사 팔을 너무 비틀면 시장경제가 침해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심전환대출 팩트체크]③금리 왜곡 원인? 으로 이어집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