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특히 지방은행들이 수익성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될지 걱정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은행의 이자수익에 악영향을 주는 구조인데, 집값이 낮은 주택 신청자부터 받아주기로 하면서 지방 신청자 대출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접수 결과, 총 신청건수는 63만4875건, 대출 신청금액은 73조9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수도권은 36만~37만건, 비수도권은 26만건이다. 신청건수 비율은 수도권 56.8%, 비수도권 43.2%를 차지한다. 대출 신청금액으로는 수도권 45조원, 비수도권 28조원이다.
안심전환대출 신청건수가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13%포인트 가량 높지만, 향후 실제 대출건수 비율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대출신청이 예상을 크게 초과하자 정부가 주택가격이 낮은 신청자부터 대출을 받아주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안정권은 주택가격(공시가) 2억1000만원 이하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가격 2억1000만원을 상한선으로 계산하면 수도권에서 안심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청자는 56.8%에서 44.3%로 줄어든다. 반면 비수도권 신청자는 43.2%에서 55.7%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구조상 대출규모가 늘면 늘수록 은행이 이자수익에서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안심대출 과정에서 은행은 주택저당채권(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을 팔고 이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MBS(주택저당증권)를 사게 된다. 수익률 3~4%인 채권(주담대)을 팔고 수익률 1%대 채권(MBS)을 사는 셈이다. 은행입장에서 금리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투자하는 역주행인 셈이다.
다만 은행이 인수하는 MBS가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 개선에 도움 될 수 있다. 자산의 위험도를 측정할 때 주담대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에 따라 최대 70%까지 위험가중치가 부과되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반면 MBS의 위험가중치는 0%대다.
또 내년 시행 예정인 예대율 규제에도 긍정적이다.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내리기로 했다.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해야하는 은행입장에선 가계대출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예대율에 여유가 있어 예대율 개선은 별 메리트가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지방은행은 건전성이나 예대율 개선 효과보다 수익성 저하가 더 크게 다가온다. 가뜩이나 지방은행은 주요 시중은행보다 수익성이 뒤쳐져 있다. 규모도 작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좋지 않은 기업, 가계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선, 자동차 등 지역 주력산업이 침체하면서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줄어드는 등 지역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공식 데이터가 없어 얼마나 신청했고 수익이 얼마나 감소할지 알 수는 없다"면서도 "지방 신청자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여 수익이 적지 않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금융 중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JB금융은 다소 여유있는 표정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전체 63만건 신청 중에서 전북, 광주은행은 0.1~0.2% 비율밖에 안돼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