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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금융 패권]지방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 2020.10.12(월) 17:01

부산·경남은행, 파트너와 협업
대구은행, 디지털 전환 1년 성과
이제 출발점 선 전북·광주은행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는 모든 은행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방은행은 특히나 더 절실하다. 비대면 영업 가능 권역이 해당 지역과 수도권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고객이 많은 대부분의 거점지역에선 고령화와 함께 인구 유출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서다. 결국 '오프라인'의 한계를 벗어나려면 디지털화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방은행 중에선 부산과 경남, 대구은행이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앞서 있는 반면 전북과 광주은행은 아직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부산·경남은행, 디지털 제휴 주력  

부산은행은 모바일뱅킹인 '썸뱅크'에 디지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썸뱅크의 가장 큰 강점은 유통거인 롯데와의 협업에 있다.

썸뱅크는 부산은행 ATM은 물론 롯데 ATM에서도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뿐만 아니라 썸뱅크에서 각종 금융상품을 이용할 경우 롯데의 포인트 서비스인 'L.POINT'도 적립할 수 있다. 덕분에 세븐일레븐과 롯데마트, 롯데백화점을 주로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부산은행과 롯데의 협업은 오랜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롯데는 부산은행의 모기업인 BNK금융지주의 주요 주주 중 하나다.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롯데그룹이 사실상 단일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부산은행과 롯데 모두 부·울·경을 기반지역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같은 BNK 계열사인 경남은행은 올해 3월 모바일뱅킹 앱인 'BNK경남은행 모바일뱅킹앱'을 새롭게 오픈하면서 디지털 전환의 시작을 알렸다. 뒤이어 4월엔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인증 금융서비스(스크래핑)'을 선보이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모바일 인증 금융서비스(스크래핑)'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고객의 소득정보와 신용등급 등을 추출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진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는데 이 절차를 지문과 패턴, PIN번호만 대체했다.

경남은행은 모바일 전용 전·월세보증금 대출, 신용대출 등을 선보이며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들어 토스와 페이코, 뱅크샐러드, 시럽, 블로콜리앱 등 핀테크 기업을 통해 'BNK경남은행 BNK모바일신용대출'을 론칭하기도 했다.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핀테크 플랫폼의 '대출비교서비스'에 대출상품을 소개해 고객층을 더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기반고객이 적은 경남은행 입장에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 대구은행, 디지털 전환 원년…임성훈 전략 주목 

대구은행은 지난해 9월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IM뱅킹'으로 전면 리뉴얼한 데 이어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삼았다.

첫걸음은 일단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지난달 리뉴얼 첫돌은 맞은 IM뱅킹의 월 활성화 고객 수는 63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7.5배나 증가했다. 특히 6월에 출시한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인 'IM직장인 신용대출'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취급액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손현주 대구은행 디지털마케티부 차장은 "IM뱅킹을 비롯한 모바일뱅킹의 수요 증가는 빨라진 속도와 혁신적인 프로세스 덕분"이라며 "IM직장인 간편신용대출은 DGB대구은행 계좌 없이 휴대폰 본인 인증만으로 1분 이내 금리 조회가 가능한 편리성이 주효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대구은행장 바통을 이어받은 임성훈 은행장(사진)의 디지털 전략도 관심사다. 주변에선 임 행장이 합리성과 성과주의, 직원 중심적 사고 등의 경영방침을 내건 만큼 디지털 전환 역시 주요 경영 목표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김태오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면서 디지털 분야 집중을 주문한 덕분에 대구은행이 최근 1년간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랐다"면서 "이젠 새로 취임한 임성훈 행장의 스탠스가 중요해졌다"라고 평가했다.

◇ 아직은 더딘 광주‧전북은행 

부산·경남·대구은행과 달리 광주·전북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다소 느리다는 평가다. 당장 두 은행의 모기업인 JB금융지주는 작년 말에야 디지털 총괄 조직을 만들었다. 다른 지방은행과 비교하면 그만큼 출발이 늦었다.

실제로 전북은행은 올해 디지털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거점지역 소상공인 지원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디지털 부문에선 오픈뱅킹 가입 이벤트 상품과 디지털 콘텐츠 소비족을 겨냥한 '1st Link on' 신용카드 출시 정도의 성과만 있었다.  

임용택 전북은행장이 올 3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언택트 영업 기반 강화를 제시하긴 했지만 수익성 방어와 건전성 관리 강화에 더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줬다.

그나마 광주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에 챗봇과 로보어드바이저를 추가하면서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6월 스마트뱅킹과 웹 모바일에 챗봇 서비스인 '베어비'를 오픈한 데 이어 로보어드바이저인 'KJ마이봇'을 모바일뱅킹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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