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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금융 패권]부산은행도 핀테크 삼매경

  • 2020.11.17(화) 16:43

BNK부산은행 손병욱 부부장·한원상 과장 인터뷰
부산시 MOU 계기로 출범한 핀테크랩 운영 주력
"마인드 변화 중요…핀테크로 디지털 고도화"

"알짜기업을 골라내기가 정말 까다롭습니다. 그만큼 문의해오는 스타트업이 많다는 얘기죠. (웃음) 전문가들과 협업해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것이 투자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합니다"

손병욱 BNK부산은행 디지털전략부 부부장(46)은 지난해 부산시가 블록체인 특구로 선정되면서 핀테크랩을 문의하는 스타트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핀테크랩은 부산은행이 부산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계기로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부산은행 핀테크랩이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선별한 기업은 총 30곳. 해당 기업들은 부산시와 부산은행에서 위워크 임대료 지원과 기업 육성 및 투자 프로그램 지원 등을 받는다. 국내외 투자자 유치는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해 필요한 지원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부산은행 핀테크랩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지난 12일 부산시 문현동에 위치한 부산은행 본사를 찾아 핀테크랩을 운영하는 디지털전략부 소속의 손병욱 부부장과 한원상 과장을 만나 출범 10개월째를 맞는 핀테크랩의 현주소를 물었다.

BNK부산은행 디지털전략부 소속 한원상 과장(가장 왼쪽)과 손병욱 부부장(사진 기준 한원상 과장의 오른쪽)이 피투자사 관계자와 회의를 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지난해 부산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계기로 올해 1월과 9월 두 차례 핀테크 스타트업 30곳을 선정해 육성해 오고 있다. [사진=BNK부산은행]

◇ 지방은행도 디지털화…핀테크로 해답 모색

부산은행 핀테크랩의 시작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부산시는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핀테크 기업 육성 사업을 포함한 '새로운 10년 금융중심지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추진전략 중 하나는 핀테크 등 금융기술기업 클러스터(산업집적지)화였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BNK부산은행과 MOU를 체결하고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유스페이스(Unicorn-Space) BIFC를 개소했다. 부산시가 입주기업을 선정해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BNK금융지주가 펀드를 조성해 입주기업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그렇게 올해 1월 부산은행 핀테크랩 스타트업 1기 10개 업체가 선발됐다. 원래 계획과 다른 점이 있다면 펀드가 아니라 지주 내 계열사가 직접 투자에 나섰다는 것. 부산시가 지원대상을 선정하고 그중에서 부산은행이 투자대상을 선발하면 계열사가 투자에 나섰다.

"장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올해 9월 2기 업체를 선발할 땐 은행이 직접 공모에 나섰습니다. 초기 시행착오도 겪었으니 직접 해보자는 것이었죠. 다양한 협의체 등 집단지성을 최대한 활용해 부산 기업 10곳, 서울 기업 10곳 등 총 20곳을 선정했습니다"

선박금융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서비스에 주력하는 독일 기업 아고라 이노베이션(Agora Innovation)이 대표적이다.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집합투자와 수익배분 서비스에 주력하는 세종텔레콤 역시 부산은행이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다.

부산은행이 핀테크랩 운영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는 디지털 금융 강화다.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의 의중이 실렸다. 금융당국이 핀테크 산업을 지원하고 있고 시중은행도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는데 유력 지방은행 중 한 곳인 부산은행이 빠질 순 없다.

최근 디지털 사업 총괄 부서를 사업부와 전략부로 분리해 업무를 세분화한 것도 빠르게 변하는 은행업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다. 부산은행이 현재 운영하는 핀테크랩은 2022년 3월까지 진행하는 한시 사업으로, 향후 사업 지속 여부는 그간의 성과를 판단해 결정한다.

지난 12일 부산시 문현동 BNK부산은행 전경 [사진=이돈섭 기자]

◇ 섬세해진 고객수요…은행 미래는 긍정적

부산은행이 핀테크 기업 육성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 성과를 내기는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투자받기를 원하는 기업들 수요를 전부 충족시키긴 사실상 불가능할뿐더러 지금의 토스와 같이 인기 있는 기업은 불가피한 이유를 들어 투자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부산시가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로 선정되면서 블록체인 관련 기업의 투자 문의가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종종 검증이 안된 '사기꾼' 업체도 눈에 띈다. 블록체인 기술 가능성을 쉽게 판단할 수 없어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이뤄진 협의체에서 조언도 듣는다.

"마인드 변화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핀테크 업체들이 잘하는 영역이 있고 저희가 잘하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죠. 회식 자리 등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도 중요하고요. 매일 새로운 업무가 매번 생깁니다"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어떻게 지역은행 지위를 유지해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 등 지역 내 대표 재래시장 상인 대상으로 신규사업 차원에서 간편결제 시스템을 소개해보기도 했지만 고객의 적극적 호응이 없다 보니 실질적 성과를 내기가 어려웠다.

한원상 과장은 "과거엔 특정 서비스가 있고 없고를 따졌지만 지금은 여긴 이렇게 되는데 여긴 이렇게밖에 안 되네요 내지는 여긴 편한데 여긴 불편하네요 등의 평가가 나온다"며 "고객 수요는 점점 섬세해지고 서비스 비교 대상은 많아지면서 챙겨야 할 이슈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손병욱 부부장은 "10분 단위로 업무가 바뀌는 날도 적지 않아서 몇 년 뒤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의 고유한 역할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은행이 자리 잡은 지 10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간 쌓인 노하우를 잘 활용해 변화에 잘 적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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