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춘추전국시대'다.
XX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사업자는 물론 기존 금융사와 유통업체, 요식업계까지 페이사업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갈수록 늘어나자 기존 빅5로 꼽히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NHN페이코, 삼성페이, 토스 등도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가맹점 확보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 너도나도 '페이' 진출
코로나19 이후 소비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자 ‘XX페이’로 통용되는 간편결제서비스가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지급결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모바일기기‧PC 등을 통한 결제액은 일평균 1조원 수준인데, 이 중 간편결제 비중이 42.7%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간편결제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간편결제 이용자 수가 급증하자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페이 사업자들은 가맹점 확보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 확대에 나서고 있고, 대형 유통기업을 중심으로 새롭게 페이산업에 진출하는 플레이어도 늘고 있다.
일례로 신세계그룹은 SSG페이, 롯데그룹은 L.POINT,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페이 등을 내놓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배달 대행앱인 배달의 민족은 자사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배민 페이'를 선보였고, 한 요식 프랜차이즈 역시 페이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XX페이 시장을 등한시하던 기존 전통 금융사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카드사인 신한카드를 앞세워 '신한페이판'을 일찌감치 내놨고, KB금융지주역시 KB국민카드를 중심으로 KB페이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금융회사들은 카드사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페이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실물카드 없이도 쉽게 결제하는 방식이 보편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페이산업 진출에 대한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뜨는 페이사업'…은행이 '소 닭보듯' 하는 이유
◇ 네이버‧카카오‧페이코 온라인 3강
다양한 업권에서 페이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지만 온라인 결제시장에선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등이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쇼핑 등 모회사 플랫폼에 힘입어 온라인 결제영역에서 강자로 군림했다. 지난 3분기 기준 네이버 페이의 거래액은 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에 입주한 기업의 상품을 구매할 때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면서 "네이버쇼핑이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자리잡은 만큼 구매액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플랫폼 카카오톡을 등에 없고 온라인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카카오톡이 서비스 중인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 모빌리티(대리운전) ▲카카오 주문하기 ▲멜론 ▲카카오 쇼핑하기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제액을 늘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주요 플랫폼이 없는 NHN페이코는 다양한 사용처를 바탕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실제로 NHN페이코의 온라인 가맹점은 1만 4651개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계열사인 NHN한국사이버결제가 구글에서 결제서비스에 이어 애플, 아마존과도 손잡고 결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관련기사[단독]아마존에서 '페이코'로 직접 결제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모회사의 플랫폼에 입주한 기업들에 결제 수단을 제공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페이코는 직접 온라인 가맹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다수의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었고 덕분에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오프라인, 삼성‧카카오 양강에 네이버 도전장
오프라인에선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가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디지털광고기업 인크로스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삼성페이 가입자 수는 1195만 명에 이른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단말기가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편리한 결제방법, 대다수 VAN사와 협력을 통한 가맹점 확보를 통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했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출범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전략을 펼친 결과 오프라인 간편결제 분야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는 카카오페이 포인트에 이어 신용카드 결제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올해 총 결제액이 급성장했다. 카카오페이의 올해 연간결제액 추정치는 70조원으로 지난해 48조원에서 50% 가까이 급성장했다. 내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네이버 역시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일 QR코드를 통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직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는 탑재하지 않았지만, 온라인 네이버페이 사용자들 상당수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페이서비스의 승패는 가입자보다는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보유했느냐가 될 것"이라며 "쓸 수 있는 곳이 많아야 고객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업권에서 페이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IT기업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가맹점 확대에 더 적극적이고 제한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