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뜨는 페이사업'…은행이 '소 닭보듯' 하는 이유

  • 2020.09.14(월) 16:03

네이버·카카오, '페이' 등에 엎고 훨훨
은행, 비용·카드사·제로페이에 입맛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무서운 기세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선봉은 '페이(pay)'입니다. 기존에 가졌던 '네이버'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힘도 발휘됐지만,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결제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것이 금융업으로 사업확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큰 금융사업자인 은행은 왜 페이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지 않을까요?

◇ 네이버와 카카오가 간편결제를 택한 이유 

네이버와 카카오가 간편결제를 금융업 진출 선봉에 세운 것은 간단합니다. 과거 신용‧체크카드의 대중화로 '현금없는 사회'로 진입했다면 모바일 기기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카드없는 사회'가 가능해져서입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갑에서 현금이 사라지고, 이제는 모바일로만 결제를 할 수 있을 만큼 시장 환경이 급변했습니다. 이미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에는 한마디로 기회였던 거죠.

실제 간편결제는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서비스는 지난 2018년 상반기 하루에 3200만건·1071억씩 이용됐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는 하루에 7300만건·2139억원씩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년 전보다 시장이 배 이상 커졌습니다.

'록 인(Lock-in)' 효과도 확인됐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 반년 만에 가입자 200만명을 모집하고, 네이버페이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내놓았던 '네이버 통장'은 출시 30일만에 가입자가 3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 은행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①-비용 

주요 은행들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에 못지 않은 가입자를 확보한 모바일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뱅킹이 주인공입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보면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 앱은 최소 500만건 이상, 최대 20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페이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비용입니다. 'XX페이'로 분류되는 결제사업을 시작하려면 서비스 개발과 보수‧운영에 비용이 들어갑니다. 여기에다가 가맹점을 새로 확보하기 위한 인력도 들어갑니다.

특히 신규 가맹점 확보가 관건입니다. 현금, 체크카드, 신용카드, 각종 페이 등 결제수단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신규 가맹점 확보를 위한 비용도 생각해야 합니다.

저금리기조의 장기화와 정부의 대출 옥죄기 정책,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금융투자상품 불신 등 수익성이 악화되는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은행들이 페이시장에 비용을 지출하기에는 어려웠던 셈입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시행하는 페이퍼리스는 디지털로 전환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또다른 이유는 비용절감"이라며 "각종 비용을 절감해야하는 상황에서 유통사업자들도 진출하는 레드오션인 페이시장에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가면서 진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은행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②-카드사 

두 번째 이유는 한가족으로 '카드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사는 결제사업을 담당합니다. 금융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하면 각종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죠.

XX페이로 분류되는 간편결제사업도 카드사의 영역인 셈입니다. '결제사업'이니까요. 은행 입장에서는 페이시장에 진출하면 한 가족인 카드사의 영역을 침범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은행이 아닌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XX페이와 비슷한 '신한페이판'을 내놓고 KB금융지주가 'KB페이'를 올 하반기중 선보이겠다고 하면서 주체로 'KB국민카드'를 내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간편결제는 어찌됐든 결제를 담당하는 카드사가 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은행이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며 "은행은 메인이 아니라 서브로 가야되는 부분이다. 계열사 간 의미없는 경쟁을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역시 예전 50만원 이상 결제 시 공인인증서를 반드시 입력해야 하는 절차가 사라지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여느 페이업체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결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XX페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은행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③-제로페이 

은행이 적극적이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제로페이입니다.

사실 은행 모바일 뱅킹앱에 '페이' 메뉴는 모두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8년 서울시가 주도로 나서 출범시킨 '제로페이'입니다. 제로페이는 서울시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인천광역시,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전국구 페이'가 됐습니다. 사실상 정부 공식 인증 '페이' 서비스인 셈입니다.

은행은 라이선스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부담 절감을 위한 '페이'서비스를 내놨는데 은행이 이를 외면하고 자기들만의 사업을 펼치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 당시 사업운영권을 보유했던 중소기업벤처부가 시중은행들에 각 10억원대의 출연금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일었던 적도 있습니다.

현재 제로페이의 사업권은 민간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으로 이관됐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간편결제진흥원 출범 당시 일정 수준의 출연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정부 정책에 따라가야 할 수 밖에 없는 은행의 현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습니다.

비즈니스워치 뉴스를 네이버 메인에서 만나요[비즈니스워치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