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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지역경기에 웃을까]대구은행, 인내가 더 필요하다

  • 2020.02.05(수) 13:33

작년 대구은행 부진으로 DGB금융 순익 감소한 듯
대구은행, 기업대출 비중 높은데 대구·경북 경기 부진
영향 큰 차부품산업 신종코로나 변수..올해도 내실이 키워드

올해 은행은 금리하락으로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방은행은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영업기반인 지역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올해 지방은행의 거점 지역 경기가 어떨지를 통해 지방은행의 성적을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DGB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은 대구‧경북지역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지방은행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대구은행은 대구에서 수신 47.8%, 여신 28.3%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바꿔말하면 그만큼 대구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지역 경기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순익이 줄었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구은행은 올해도 쉽지 않은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 기업대출 비중이 70%..지역경기에 희비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DGB금융지주가 3118억원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3420억원보다 10% 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방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는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모두 전년대비 순익이 각각 10% 이상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실적감소는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 부진 영향이 가장 크다. 대구은행이 DGB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순익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대구은행의 실적감소는 지역경기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구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기업대출이 70%에 달한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가계 비중이 높거나 가계와 기업이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대구은행은 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지난해 10월말 기준 대구은행의 대출 중 27.4%는 제조업에 몰려있다. 그만큼 제조업이 대구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국내 제조업이 부진했고 대구지역 제조기업 역시 그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대국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제조업 생산률은 지난해 1분기 -2.3%, 2분기 -1.8%, 3분기 -1.2%를 기록했고 특히 11월에는 6% 줄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는 전국 제조업 생산률 감소폭을 상회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대구은행 손익에서도 읽을 수 있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익이 전년대비 감소한데에는 대출채권 매각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실이 발생한 대출을 정리하면서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다만 대출채권 매각으로 대구은행의 건전성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 0.94%, 2분기 0.88%, 3분기 0.79%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연체율 역시 0.69%, 0.53%, 0.49%로 개선됐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악재-일부 대기업 투자계획 위안 

대구지역의 주력 산업은 자동차부품이다. 대구의 총 생산에서 자동차부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올해 자동차부품산업은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완성차업체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에 국내 완성차업계는 물론 자동차부품산업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에서 부품을 공수받지 못하는 완성차업체가 공장가동 일시중단 등 차질이 예상되고 이럴 경우 대구 주력산업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력산업의 업황 악화가 눈앞에 닥친 만큼 대구은행 역시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구는 자동차부품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됐는데,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으로 대구 역시 피해를 보게 됐다"며 "대출 포트폴리오 상 제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대구은행 역시 이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 부담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DGB금융지주의 실적이 줄거나 재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DGB금융지주 순익이 3160억원(작년 3118억 추정)이 될 것으로 전망했고 IBK투자증권은 3200억원 수준을 예상했다.

대구은행의 거점지역인 대구·경북지역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다소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기업들의 대구국자산업단지 투자 계획이 나오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신규 생산거점으로 대구 국가산업단지를 꼽고 있다. 대구 지역은 자동차부품이 핵심산업인 만큼 이로 인한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류기업인 쿠팡도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대구지역의 경기침체가 당분간은 이어져 대구은행은 올 한해 자산건전성 유지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대구에 대한 일부 기업의 대형 투자계획이 잡힌 만큼 이는 대구은행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 바닥을 다진후 내년부턴 순익이 반등할 재료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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