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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지역경기에 웃을까]전북‧광주은행, NIM의 배신 막아라

  • 2020.02.07(금) 15:48

거점지역 산업기반 약화 수도권 공략으로 커버
순이자마진(NIM) 2%대로 높아 실적 순항
올해 순이자마진 하락 등 실적 둔화 예상

올해 은행은 금리하락으로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방은행은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영업기반인 지역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올해 지방은행의 거점지역 경기 전망을 통해 지방은행의 성적을 가늠해본다. [편집자 주]

JB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이름 그대로 전북과 광주광역시 등 호남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지방은행이다.

다만 이들 은행들은 거점지역에 기반산업이 약하고 인구 유출도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다른 경쟁 지방은행에 비해 적극적으로 '탈 거점지역'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역시 전북과 광주·전남지역의 경기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거점지역 이외 영업망과 건전성 유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전북‧광주·전남, 줄어드는 먹거리 

전북은행의 거점지역인 전북은 기반산업이 1차 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업이다.

군산 인근에 제조업 기업들이 입주해 있지만 타 지역에 비해 제조업의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하면서 지역경제가 휘청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북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도 소매금융과 부동산업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북은행의 대출 중 44%가 가계대출로 조사됐다.

기업대출의 경우도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44.4%로 가장 높았고 도‧소매업이 12.1%로 뒤를 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11.2%에 불과했다.

광주은행의 경우 광주광역시에 자동차기업들이 있어 전북은행 보다는 기업 대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 돼 있다.

광주은행의 대출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기업대출 비중은 53%로 전북은행에 비해 높다. 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32.4%로 가장 높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제조업(17.7%), 도‧소매업(15.2%) 비중도 전북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문제는 완성차업계가 개별소비세 감면 종료, 내수‧수출 부진에 이어 중국발 신종코로나까지 겹치며 지역경기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소매금융 시장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업이 주력산업인 만큼 인구 고령화와 인구 순유출이 지속되면서 소매금융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183만4114명이던 전북지역 인구는 2018년 181만8157명으로 2만여명 줄었다. 광주광역시 역시 2015년 150만2881명에서 2018년 149만92명으로 줄어들며 150만명 선이 무너졌다. 전남 전체로 확대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 수도권에서 답을 찾다

거점지역의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JB금융지주가 지난해 3500억원 가량의 순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3145억원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순익 증가에는 거점지역을 탈피한 영업전략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금융위원회는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점지역 외에 서울, 광역시에 허용됐던 영업을 경기지역으로 확대해 허용했다. 이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탈 거점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현재 전북은행은 거점지역 이외에 서울, 인천, 경기, 대전, 세종 등에 총 24개 지점이 영업중이다. 광주은행은 서울, 인천, 경기 등에 28곳의 영업점이 있다. 지방은행의 수도권 진출 영업점 중 절반 이상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영업점이다.

이에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넓어지고 있다. 전북은행의 여신 중 수도권과 대전‧세종의 비중은 36.8%, 수신 비중은 35.3%로 집계됐다. 광주은행의 경우 수도권 수신 34%, 여신 24.9%다.

◇ 상대적으로 높았던 순이자마진, 올해는 만만치 않다 

올 한해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은 편인데 올해는 순이마진 하락이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각각 2.50%, 2.44%로 조사됐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최대 1%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이는 두 은행이 다른은행에 비해 3~5등급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대출을 적극 취급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북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0.12%포인트 높아졌다. 같 기간 광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에서 0.35%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주요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0.2%) 보다 최대 0.1%포인트 이상 높을 뿐만 아니라 상승폭 역시 크다.

결국 올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경영환경은 거점지역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그간 집중했던 소매금융과 중금리대출시장 둔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우량대출 확대와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JB금융은 올 한해 국내에서는 그룹 마진하락 압력 완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등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핵심 수익성 지표와 건전성 지표 모두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다만 올 한해는 순이자마진의 감소 등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국내에서는 수익감소 방어를 위한 전략을 적극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올 한해 JB금융지주의 실적은 제자리걸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JB금융지주가 지난해 3500억원과 비슷한 3475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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