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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뭇매 맞는 서민금융지원, 디테일이 관건

  • 2022.08.19(금) 06:09

새출발기금, 논란 확대에 세부방안 발표 미뤄
안심전환 등 비시장논리 지적…국민동의 필요

정부가 발표한 서민금융지원(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방안이 국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원리금을 성실히 갚아나가는 차주와의 형평성 논란, 이로 인한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새출발기금 도덕적 해이 등의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사진=금융위원회

서민 지원인데…비판 거센 이유는

당초 금융위원회는 18일 새출발기금 운영방향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미뤘다. 금융권‧유관기관 등과 세부사항 추가에 대한 소통, 점검을 위한 추가시간 확보 등의 이유에서다. 금융권과의 협의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 지속되는 논란에 금융위도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새출발기금 논란의 핵심은 원금감면(연체 90일 이상 부실차주 60~90%)이다. 성실히 채무를 상환해온 차주들 입장에선 차별이라 느낄 수 있고, 상당수의 채무자들이 상환을 포기하고 새출발기금으로 몰려가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심전환대출과 고금리 상품의 저리 대환 지원도 논란은 존재한다. 우선 정책 자체를 보면 개인의 선택이었던 변동금리 대출을 금리가 오른다는 이유로 낮은 금리의 고정금리로 대환해주는 것이 시장논리에 반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처럼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높음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향후 금리가 떨어지면 고정금리 상품의 이자부담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변동>고정' 금리 역전됐지만…여전히 변동 '좋아요'(8월18일)

이처럼 변동‧고정금리 선택은 금융 소비자들의 판단이다. 금리가 오를 때마다 정부가 나서 변동금리를 저금리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대환해주면 시장경제 구조를 어그러뜨리고, 지원 과정에서 발행해야 하는 MBS(주택저당증권)로 인해 금리마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금융위는 자격요건을 제시했다. 시세 4억원 이하의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 가구소득 7000만원 이하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집값이 가파르게 올라 웬만한 수도권에선 시세 4억원 이하 주택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중위가격은 5억1427만원(이하 지난 7월 기준),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10억9291만원, 7억7396만원이다. 금융위는 점차 주택 시세 기준을 높여간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권‧국민 동의 얻으려면

서민금융지원은 정부 재정 투입은 물론 금융권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안심전환대출 운영방안 중 금융위는 은행권의 MBS 매입을 유도해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 여력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입장에선 높은 금리의 주담대 채권을 낮은 가격의 MBS로 대체해야 하는 셈이다. ▷관련기사: [안심전환대출 팩트체크]②은행, 울며 겨자 먹기?(19년9월26일)

새출발기금의 경우 재원은 정부 재정 투입이라 민간 금융사들의 부담은 없다는 게 금융위 입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금융사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새출발기금 지원을 받는 차주들을 부실 여신으로 처리하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새출발기금 운영 관련 금융권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사진=금융위원회

그나마 금융권과의 협의는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막강한 입김 아래에 있는데다 코로나 기간 동안 이뤄진 금융지원으로 금융사들의 대출규모 급증하면서 순이익 크게 늘어난 까닭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금융지원에 금융사들도 참여하는 만큼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 기간 동안 정부 정책을 통해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나 이익 성장을 거둔 측면도 있어 감내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가장 큰 산은 국민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느냐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퍼주기가 아닌 취약 차주 지원을 통한 정책 목표 달성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지원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형평성 논란은 항상 발생했다. 결국 정책이 추진동력을 얻으려면 디테일한 구성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금융권 설명회를 거쳐 나올 새출발기금 세부방안이 과연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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