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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회장의 연임이 더 주목받는 이유

  • 2019.12.09(월) 14:52

'만 73세' 김지완 회장, 연임할지 관심
다른 금융지주는 회장 나이 제한
'증권맨' 김 회장, 실적·주가 평가 '글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사진)의 내년 연임 도전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나이 때문이다. 김 회장은 1946년생으로 만 73세다. 한국식 나이로 치면 75세다. 내년에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만 77세까지 회장을 맡게 된다.

나이로 CEO 자격 요건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은행업계는 상황이 다르다.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 등은 내부규범으로 회장 선임시 나이를 만 67세나 70세로 제한하고 있다. 은행업계에서 73세 회장의 연임이 논란이 되는 이유다.

◇ 세계적으로 고령 CEO 제한하는 이유

8개 금융지주 회장의 평균 나이는 64.4세로, 김 회장은 최고령 최고경영자(CEO)다. 가장 젊은 회장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만 60세)이다. 은행장은 더 젊다. 10개 시중은행장의 평균 나이는 59.6세다. 금융지주 회장은 60대, 은행장은 50대로 경영진을 꾸리는 셈이다.

은행권에 70대 CEO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노장'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다. 주요 금융지주가 내부규범 등을 통해 회장 선임 나이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이사의 재임 연령을 만 70세까지로 제한하고 만 70세가 넘으면 연임할 수 없다. KB금융은 회장 선임과 재선임 시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신한금융과 DGB금융은 더 깐깐하다. 신한금융의 회장 선임 연령은 만 67세 미만이고 만 67세가 넘는 회장은 연임해도 재임기한은 만 70세까지다. DGB금융은 만 67세를 초과하는 회장은 선임·재선임할 수 없다.

국내 금융지주가 회장의 나이에 제한을 두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CEO의 장기집권을 막고 '올드보이'의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는 막는 등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장기집권에 대한 노욕(老慾)을 막고 세대교체를 위해 회장의 연령을 제한했다"며 "70대 회장과 60대 은행장으로 지주 전체가 고령화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산업군에선 30~40대 임원이 나오는데 은행은 여전히 고루했다"며 "직원들 간에 아무리 잘해도 '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좌절감이 컸다"고 덧붙였다.

해외는 국내보다 먼저 이사진의 나이를 제한했다.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이사회는 72세 이상 이사를 후보자로 지명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 씨티그룹, 캐나다 로열은행(RBC) 등도 이사 나이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증권맨' 출신 금융지주 회장 성적은

BNK금융은 회장의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대신 BNK금융은 지난 3월 '회장은 한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고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금융지주 중에 회장의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BNK금융이 유일하다. 업계는 BNK금융의 이례적인 조치는 김 회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재임기간 성적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다.

BNK금융 당기순이익(지배지분)은 5016억원(2016년), 4031억원(2017년), 5021억원(2018년) 등으로 2017년 9월 김 회장 취임을 기점으로 회복되는 수준에 머물렀다. 올 1~3분기 당기순이익은 53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주가도 내리막길이다. 취임당시 1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7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김 회장은 첫 직장인 한일합성을 거쳐 1978년 부국증권 기획실장으로 금융업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현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대표이사를 지냈다. 은행을 잘 모르는 '증권맨'이 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자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BNK금융의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소요일정은 70일 내외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 앞서 회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서 내년 1월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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