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6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통해 10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할 방침이다.
한은은 26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과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및 대상증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은 오는 6월말까지 매주 1회 정례적으로 RP 매입을 통해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이 국채, 통안채, 은행채, 공사채 등을 담보로 맡기면 한은이 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액 사주는 방식이다.
적용금리는 입찰 때마다 공고하되 기준금리(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0.85%를 상한선으로 설정했다. 우선 4월부터 3개월간 실시하고 7월 이후 입찰결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신한금융투자·현대차증권·kb투자증권 등 증권회사 11곳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17개 은행과 5개 증권회사로 한정돼 있었다.
RP매매 대상증권은 한전·도로공사·가스공사 등 8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확대하고, 대출 적격담보증권에도 이들 공공기관 특수채와 은행채를 추가했다.
한은은 또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25% 상향조정해 외화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금융기관이 내는 외화건전성 부담금 3개월치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