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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빚 끌어쓴 이유가 달랐다

  • 2020.04.08(수) 15:02

기업, 코로나19 불안감 확산…현금확보 차원
가계, 부동산 규제에도 집구매…주식투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현금을 손에 쥐고 있으려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난달 기업대출이 큰 폭 늘었다.

가계대출도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열기까지 불붙으면서 역대급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18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이 관련 수치를 속보로 내보낸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달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큰 폭 늘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기업대출이 10조7000억원 늘었다. 유동성 확보 심리가 커진 가운데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은 대기업들이 은행에 손을 벌렸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대출도 8조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수요가 늘었고 정부와 은행이 금융지원에서 나서면서 증가규모가 전월(5조3000억원)보다 상당폭 확대됐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6000억원으로 전월(9조3000억원)에 이어 두달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6조3000억원 늘었다. 전월(7조8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둔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지역 9억원 이하 아파트와 수도권 지역 아파트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게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증가규모가 전월 1조5000억원에서 지난달에는 3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주택구입자금 부족분을 신용대출 등으로 충당하는 흐름이 있는 가운데 주가급락을 계기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운동의 실탄 상당부분이 은행대출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실제로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증가폭은 2월 2조5000억원에서 지난달에는 11조9000억원 껑충 뛰었고, 개인의 주식순매수 금액도 같은 기간 6조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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