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비접촉 소비를 가리키는 이른바 언택트(Untact·비대면) 바람이 불면서 카드사 역시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정기구독 등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각종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1일 '카드의 정석 언택트'와 '카드의정석 언택트 플래티넘' 등 2종을 출시했다. 리서치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든 연령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언택트 결제 할인 혜택을 집중적으로 담은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페이와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로 5만원 이상 이용할 경우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3000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쿠팡의 무료배송 서비스인 로켓와우 멤버십 월회비 2900원도 전액 할인해준다.
또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애플 아케이드 등 게임을 정기결제할 경우 10% 할인이 붙는다. 대표적 구독 상품인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웨이브, 멜론, 지니뮤직 등과 생활요금, 학습지, 렌털, 전자도서도 포함한다.
해외 직구를 이용할 경우 카드별로 1~2% 수준의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정원재 사장의 지시에 따라 코로나 이후 소비패턴에 꼭 맞는 상품을 준비했다"며 "뉴노멀 라이프에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언택트 시장을 겨냥한 '모두의쇼핑'을 내놔 인기를 끌고 있다. 전월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온라인 쇼핑몰 이용금액의 10%가 적립된다. 카드 이용 전 과정을 디지털에서 소화해 비용 지출을 낮추고 혜택을 그만큼 높였다.
하나카드는 구독 결제 할인 혜택에 주력하는 '모두의구독' 카드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모바일로 편리하게 발급받아 바로 사용토록 한 상품으로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wavve)' 카드를 내놓은 것도 언택트 소비에 주목한 결과물이다. 하나카드가 핀테크업체 핀크와 콘텐츠웨이브 등과 제휴해 출시한 웨이브 카드는 웨이브 구독료 일부를 핀크머니로 돌려준다. 핀크머니는 핀크카드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신한카드도 최근 디지털 전용 카드 '신한카드 예이(YaY)' 카드를 출시했다. 실시간 온라인 동영상(OTT) 서비스와 배달음식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면 적립금이 늘어난다. 온라인 쇼핑몰 건당 5만원 이상 결제 시 2500포인트를 월 5회 한도 안에서 제공한다.
카드사가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언택트를 핵심 키워드로 내걸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소비가 최근 2~3개월간 급격히 증가하면서 소비 트랜드로 굳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도매·소매업 카드승인실적은 약 135조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3%가량 증가한 것으로 온라인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운수업과 숙박업 등 오프라인 영업에 주력하는 업종 대부분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면서 각종 유통업체가 보유한 간편결제 앱 이용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기업 인크로스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에 주목하고 이를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언택트 소비가 대세적 흐름이 됐다"며 "비용 절감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려야 하는 카드업계 입장에서는 언택트 분야에서 고객을 유치하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