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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평가 시 디지털금융 대응력도 따진다

  • 2021.03.23(화) 15:04

한신평 정기평가 계획서 모니터링 포인트로 제시 
잠재부실, 위험자산 외 디지털금융 대응 과정명시
디지털 전환 지연 시 리테일 영업기반 축소 우려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 평가 시 잠재부실과 위험자산 노출 외에 디지털 금융에 대한 대응 능력도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그만큼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춰 적절히 변화하는 것이 은행의 영업기반 유지를 위해 필수가 되어가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금융업에 대한 2021년 정기평가 계획에서 은행업종에 대한 중점 모니터링 포인트로 잠재부실 규모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과 자본완충력 유지 여부, 리스크(Risk-Profile) 변화 수준과 함께 디지털금융 대응 과정을 제시했다.  

통상 은행업종에 대한 신용평가 시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에 대한 리스크 판단이 이뤄진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로 취약 업종이 늘어나면서 추가 부실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으로 은행들의 코로나19에 따른 잠재적인 부실 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 자본완충력 등이 주목되고 있다.

실제 은행의 총 여신 대비 코로나19 관련 대출 만기 연장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1.5%에서 지난해 말 6.3%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지방은행의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이와 함께 은행들의 디지털 대응 과정이 가계 부문 영업기반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이 늦어질 경우 고객과의 접점이 줄며 가계대출과 자산관리 등 리테일 영업기반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디지털 금융을 활성화하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도 작용한다. 지난 2019년 12월 오픈뱅킹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발의로 종합지급결제사업과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가 신설됐다. 올 1월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로 전 금융권의 데이터가 개방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커다란 변화의 파고를 맞이하고 있다. 오픈뱅킹으로 이해 금융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전환하는 비용이 줄면서 주거래 은행 개념이 약화됐고, 종합지급결제사업 신설은 빅테크 기업들이 은행처럼 계좌를 발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마이페이먼트로 한 개의 앱을 통해 모둔 계좌에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하고, 소액후불 결제의 길도 열리면서 은행으로서는 수수료 인하와 디지털 전환 비용 지출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마이데이터 또한 허가 업체들의 금융소비자 접근을 용이하게 하면서 은행의 소매금융 영업기반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신평은 디지털 금융 리더십 선점을 위한 은행과 빅테크·핀테크 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경쟁구도와 각 은행의 대응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한신평은 해외시장 진출과 중금리 대출 확대 등의 위험선호 현상이 확대될 수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일반은행 진출이 활발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금융당국 관리 수준이 글로벌 표준 대비 미흡해 부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얀마 내 쿠데타로 은행 영업이 중단되는 등 각 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도 존재하는 만큼 리스크 변화 수준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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