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상장 예정인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 자금을 활용해 오프라인 결제기반 확대와 함께 후불결제 중심의 소액 여신 서비스에 진출한다.
온라인 결제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아직 적자에 그치고 있는 증권과 보험 계열사에도 넉넉한 실탄을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5일 카카오페이가 지난 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1조71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희망공모가 하단 6만3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규모로 실제 조달 자금은 최대 1조632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발행 제비용을 제외한 순 조달금액 1조610억원 가운데 3800억원가량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고 68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명시했다. 보유 자회사 및 타법인에 대한 지분 투자에 조달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사업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로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 온라인 결제사업의 기반이 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주목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 중인 업체들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과 공동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실제로 특정 업체에 대해 지분 투자를 계획 중이며, 대형 이커머스뿐 아니라 패션, 뷰티, 장보기, 리빙 등 온라인 업체는 물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기반으로 하는 배달앱 등 O2O 서비스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당장 30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과 내후년 각각 1000억원을 이커머스 파트너십 구축에 투자한다.
금융서비스 확장 차원에서 현재 보유 중인 카카오페이증권과 향후 설립 예정인 디지털 손해보험사에도 각각 3000억원과 1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카카오페이증권 지분 60%를 보유 중이며 케이피보험서비스 지분 64.1%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각각 214억과 6억9500억원이며, 296억원과 약 10억원이 적자를 각각 기록해 아직까지는 연결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 하반기 차별화된 주식위탁매매 서비스 런칭을 준비 중이며, 2022년부터 신용융자 시장에도 본격 진입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 금융사업자 변신과 기업금융(IB)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역시 지난 6월 예비허가를 취득해 내년 1분기 정식 출범할 예정으로 초기 자본금을 1000억원으로 잡았다. 초기 시장 진입 후 모빌리티와 건강보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으로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 중 디지털보험사에 투입되는 1500억원의 경우 2023년 유상증자 재원으로 확보했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에도 809억원을 투입한다. 온라인 결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지만 신용카드처럼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사용성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입지를 넓히는데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를 가능케 하기 위한 결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데 가맹점 내 결제 가능한 단말기 보급과 카카오페이 결제를 위한 시스템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가맹점 내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수행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결제 확장과 함께 내년을 목표로 후불교통과 후불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소액 대출 서비스 진출도 준비 중으로 운영자금 가운데 대부분인 3000억원이 배정됐다. 학생, 주부 등 금융거래 실적이 필요한 금융소외계층에게 합리적인 수준의 여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페이는 모바일 후불교통 서비스가 지난달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돼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올해 말 개시 예정이다. 내년 중에는 후불결제 서비스도 오픈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안신용평가모델인 K-CSS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자금 집행의 상당부분이 내년 이후로 집중되는 만큼 여유자금 운용 여부도 관심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제1금융권 등 안정성 높은 금융기관 상품에 예치하고 사용 시기 도래 시에는 단기금융상품에 일시 예치해 운용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