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기업 고객에 특화한 제휴와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에 나서며 올해 말까지 소매금융의 주된 수익원인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규제 역풍에서 자유로운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 쪽에도 부쩍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증가하는 기업승계 수요를 반영해 각 분야 전문가를 한 팀으로 구성해 기업승계 세금(TAX) 컨설팅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우리은행의 TAX컨설팅센터는 기업승계를 위해 필수적인 세금 업무를 기본으로 회계와 재무 분야까지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계 외에 매각 및 청산을 고려 중인 기업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마련했다.
대면 상담뿐 아니라 화상 상담시스템을 이용해 기업이 원하는 공간에서 비대면으로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서비스는 무료이며 기업승계를 주제로 세미나 개최 및 차세대 기업인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신한은행은 기업금융 플랫폼을 함께 추진 중인 더존비즈온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부터 더존비즈온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혁신적인 금융·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이번 투자는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기업 실시간 회계 및 상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그간 리테일 금융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기업 금융 시장에 단순 서비스 연계가 아닌 BaaS(Banking as a Service, 서비스형 뱅킹) 차원의 새로운 기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직접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100% 비대면으로 금융업무와 생산, 재무, 회계 등 비금융 경영관리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매출채권팩토링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 대상 중저금리 자금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이달 초 하나은행은 그룹웨어 솔루션 기업인 코비젼과 함께 주거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룹웨어 솔루션과 맞춤형 비대면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주에는 경기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KTA)와 종합 자산관리 솔루션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KTA 및 KTA 소속 회원사를 위한 일대일 맞춤형 금융 컨설팅에 나섰다. 국가기간산업인 물류산업의 중심축인 KTA는 2000여개의 법인 회원사 및 6만여 화물차주들이 소속돼 있다.
하나은행 역시 세무사, 변호사, 신탁 및 자산관리 전문 PB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을 통해 상속·증여·가업승계 및 종합 자산관리 등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국민은행은 기업고객 대상 플랫폼인 KB브릿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기업고객에 특화한 기업인터넷뱅킹 서비스인 'Star CMS'를 리뉴얼했다. Star CMS는 기업의 편리한 자금관리를 통합 제공하며 KB국민은행 기업인터넷뱅킹에서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기업고객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NH농협은행 또한 디지털금융 부문에 기업고객 전담 조직인 '기업디지털금융 셀(CELL)'을 새롭게 만들어 관련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등에 따른 은행들의 소매금융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은행들이 수익의 또 다른 한축인 기업 고객들에 특화한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