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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스톰 경고음]②늪에 빠진 내수…수출마저 꺾인다

  • 2021.10.10(일) 13:30

유일한 '믿을맨' 수출, 내년에는 크게 둔화
인플레 압력에 1800조 가계부채 큰 부담

인플레이션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엄습하고 있다. 친환경 정책의 역설인 그린플레이션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공급 병목현상까지 겹치며 오랫동안 잊혔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일찌감치 긴축 고삐를 죄고 있는 한국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국내외 악재들과 이에 대한 진단, 투자전략을 차례대로 짚어본다. [편집자]

정부는 그동안 국내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에 있다는 시각을 유지해왔다.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되살아나면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해외 주요 기관도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조정하면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교란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역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0일 가까이 네 자릿수대로 늘면서 내수경기도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물가마저 꿈틀거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코로나19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내놓은 전방위 처방책에 따른 후유증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가계의 빚은 1800조를 넘어서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고삐 없이 풀린 시중 유동성 덕분에 파티를 즐기던 금융시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든든하게 버텨준 수출, 내년에는 글쎄

최근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0.2%포인트가 올랐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은 그 이유로 수출 회복을 꼽고 있다. 

실제로 수출은 올해 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수출액이 558억3000만달러에 달하면서 무역통계를 집계한 1956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9월은 추석 명절로 조업일수가 2일 부족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 좋았다고 볼 수 있다.

경상수지도 지난 8월까지 16개월째 흑자행진이다. 8월 경상수지는 75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8월 대비 8억7000만 달러나 늘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서 호조를 지속한 덕분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9월 수출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긴 했지만 증가율 측면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9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6.7%로 8월 34.8%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수출 증가율이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2022년 경제·금융시장보고서에서 내년 수출 증가율을 2.0%로 전망했는데 올해 추정치인 22% 수준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이 크지만 그만큼 수출 모멘텀이 약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기 둔화 신호 본격화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을 유지하던 KDI는 약 반년 만에 시각을 바꿨다. 

KDI는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의 정체, 신흥국 경제활동 위축 등을 세계 경제의 위험신호로 지목하면서 국내 제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떨어지면서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예고했고,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도 지난 7월 101에서 10월 92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물가도 경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2.5%나 오르면서 4월 2.3% 이후 6개월째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이 수요 회복이 아닌 에너지가격을 비롯한 공급 측면이 주도하고 있어 경기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원화 가치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2원 오른 1194.6원으로 마감하면서 120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원화의 가치가 대내외적으로 모두 하락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긴축으로 방향타를 돌리면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부양에 초점을 맞췄던 재정·통화정책도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실제로 가계가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이 지난 상반기 기준 1800조원에 달한다. 고삐 없이 풀렸던 막대한 유동성이 이자부담 상승과 함께 폭탄 청구서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자부담이 커지면 가계의 고정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소비진작을 통한 내수회복이란 정부의 구상이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가계부채 실증분석 결과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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