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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최연소' 금감원장에 금융권도 감독원도 '눈치'

  • 2022.06.08(수) 15:01

금융권 "민간 자율 강조했지만 그립 강해질 것"
금감원 내부 "인사적체 해소" vs "물갈이 어려워"

'첫 검찰 출신', '최연소' 타이틀을 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윤석열 사단 막내'로 꼽혔던 이 원장 취임에 금융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은보 전 원장 때 보인 친시장 기류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새 원장 취임 이후 감독강화 쪽으로 바뀔 수 있어서다. 새 수장을 맞은 금감원 내부도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이 원장의 '입'을 쳐다보고 있다.

취임식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검찰 출신 금감원장에 금융권 '초긴장'

이날 업무를 시작한 이 원장은 앞으로 1주일가량 은행·보험·증권 등 업역별 업무보고를 받는다. 주요 현안과 참고 사항에 대해 금감원 임직원들과 점검·파악하는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전통적인 금융관료나 금융전문가가 아닌 검찰 출신 이 원장이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가상자산 폭락 사태, 부동산·주식시장 버블 등 복잡한 금융 현안들을 어떻게 다룰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 윤정부 '금융원팀' 급물살…금감원-이복현·산은-강석훈

금융권은 실무자인 부장검사에 해당하는 이 원장이 금감원장에 임명된 인사 의도를 두고 눈치 보기에 한창이다. 이 원장이 그립을 강하게 잡아 금감원을 사정기관화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 대규모 금융사건 재수사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금융권 일각의 시각도 있다.

이날 기자실을 방문한 이 원장 역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차원에서는 이미 종결됐지만, 시스템을 통해 다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관련기사 :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 "라임·옵티머스 다시 볼 여지 점검"

이 원장은 시장 친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던 정 전 원장과 달리 사후 조사와 검사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원장은 7일 취임식에서 "민간의 자율이라든지 혁신에 대해 기회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규제 자체가 금융산업 특성상 아예 사라질 수 없는 것이라서 어떻게 합리화하고 더 예측 가능하게 할지 그리고 피감 기관들과 관계를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불편이 없게 하려는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의 불안한 시선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은 이 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금감원이나 공정위는 규제기관이고 적법절차에 따라 예측 가능하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법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하는 데 아주 적절한 자리"라고 했다.

이어 "이 원장은 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고 금융 수사 활동 과정에서 금감원과 협업한 경험이 많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아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최연소 수장 맞은 금감원, 새바람 불까

금감원 내부는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우선 임원들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이 원장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어(1972년생) 1960년대생이 대부분인 부원장과 부원장보들의 거취가 애매해졌다는 말이 돈다. 14명의 부원장과 부원장보중 이 원장보다 나이가 적은 임원은 1명도 없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임원은 물론 국장급에서조차 이 원장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통상 새 원장이 오면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임원진의 일괄사표를 받아왔다. 최흥식 전 원장, 윤석헌 전 원장, 정 전 원장 모두 부원장보 이상 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이 원장이 정 전 원장의 색깔을 지우고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을지, 진용을 새롭게 구축한다면 누구를 기용할지가 최대 관심사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미 이 원장과 동기·동창인 직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직원들은 은근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분위기 쇄신과 인사 적체 해소 차원에서 세대교체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한쪽에서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정 전 원장이 지난해 8월 취임 후 10개월여 만에 자리를 떠났고 이준수, 이희준, 김미영, 김영주 부원장보 등 일부 임원들은 선임된 지 8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 검증 기간도 고려해야 하는 등 당장 대대적인 임원교체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당장은 급격한 변화보다 조직 안정화가 먼저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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