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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멈춰버린 카카오페이, 그 후폭풍은

  • 2022.10.19(수) 07:23

은행, 대응체계 항시가동…'카뱅'은 버텼다
24시간 멈춘 카카오페이…'빅테크' 규제여부 주목

지난 주말 휴대전화가 평소와 달리 조용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그룹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모두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카카오 그룹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우리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카카오 데이터 센터 이후 최대 화두는 카카오톡의 복구였습니다. 우리나라 전 국민의 소통창구로 자리 잡은 만큼 도대체 언제 카카오톡을 쓸 수 있느냐가 가장 우선순위인 듯 했습니다. 

다만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역시 일정시간 중지됐다는 점입니다. 국내 최대 빅테크 기업으로 자리잡은 카카오의 금융서비스가 장시간 사용불가가 됐다는 점이 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톡은 멈췄지만 카뱅은 멈추지 않았다 

대표적인 금융업권인 은행들은 생각보다 아주 빈번하게 모든 금융거래를 일시정지 합니다. 날짜가 바뀌는 매일 밤 12시 무렵 은행 체크카드 등을 사용하지 못했던 경험 한번씩은 모두가 있을겁니다. 

날짜가 바뀌는 시점에 맞춰 하루의 마감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돈이 오고간 거래내역을 정산하는 시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은행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수분 내로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간혹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전산시스템의 업데이트가 가장 주된 이유입니다.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2~3일 가량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로 설연휴, 추석연휴 등을 사용하기도 하고요 상대적으로 업데이트 규모가 작을 경우 주말사이에 작업을 끝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이번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와 같은 재해시 발생할 수 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주말을 이용해 금융거래가 잠시 중단되기도 합니다. 이는 전 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결제원이 함께 나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는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금융거래 일시중단은 금융당국에도 보고해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모든 시나리오를 배경에 깔아두고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금융서비스 제공 중단이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년새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행들은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저장해두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여러곳에 분산시켜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겨도 이를 즉시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뒀다고 합니다. 통상 은행들은 전국적으로 2~3개의 데이터센터를 두고 이곳에 실시간으로 거래내역을 보내 저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카카오뱅크가 유독 빠르게 서비스 정상화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카카오서비스의 데이터가 판교 데이터 센터에 몰려있던 것과 달리 데이터를 상암, 야탑, 부산 등으로 나눠서 관리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장기간 서비스가 중단된 카카오톡과 연계된 서비스 외에 뱅킹서비스 자체는 문제없이 돌아갔다는 게 카카오뱅크측의 설명입니다. ▷관련기사 : 인뱅 "문제없다"지만…카뱅이 드러낸 '불안'

은행 관계자는 "은행에게 거래 데이터는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라 분산 저장은 물론 수시로 점검하고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왔다"며 "그 어느 업권보다 데이터 보안, 전산장애 등에 대응하는 레벨이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체계는 금융당국에서도 매뉴얼 등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페이 서비스 중단의 파장은

반면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에 비해 서비스 복구가 늦었습니다. 15일 오후 3시 30분 화재가 발생한 이후 20여 시간이 지난 16일 오전이 되고나서야 서비스가 재개됐습니다. 이마저도 완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카카오페이의 복구가 다소 늦어졌던 것은 판교에 있는 카카오 데이터 센터에 주전산설비를 설치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데이터를 여러곳에 나눠두는 이원화 작업은 이미 진행됐지만 주전산센터의 전원이 내려가는 바람에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비스 복구가 미뤄졌다는 설명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실상 은행에 준하는 서비스라고들 합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은 은행계좌와 연계해 최대 200만원까지 결제가 가능하고 그 범위도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카카오페이의 서비스 중단은 은행의 금융거래 중단과 비슷한 맥락으로 봐야한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은행 IT부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역시 금융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전산센터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즉각 다른 전산센터에서 서비스가 이뤄졌어야 한다"라며 "송금, 결제, 포인트 충전 등 은행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 당연히 이뤄졌어야 할 프로토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의 문턱을 낮춘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이 전통 금융사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직접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동일행위 동일규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을 내비쳤던 금융당국이 좀 더 까다로운 시선으로 빅테크 기업들을 바라볼 것인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빅테크 기업이 전통 금융회사와 같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그들과 같은 틀에서 규제할 것인지를 놓고 지켜보자는 입장이었습니다. '동일행위-동일규제'에 대해서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겁니다. 그런데 빅테크의 핵심 기능이 정지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니 금융당국 역시 그간의 입장을 고수하기는 힘들 것이란 얘깁니다.

은행 한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의 미상환 잔액(충전금액)은 이미 소형 금융기관을 넘어가는 수준이고 결제량도 상당한 수준에서 발생한 사고"라며 "동일행위-동일규제에 대해 금융당국이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습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 등 카카오 금융계열사의 비상 대응 문제에 대해 검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검사과정중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깊게 짚어본다는 방침입니다. 24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들 회사의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원인을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입니다. 빅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기 때문입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 이들 기업을 바라본 금융당국의 시선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앞으로 금융당국은 물론 카카오페이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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