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가능케 하는 중개업 시범 서비스 출시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상품을 제공하는 생명·손해 보험사, GA(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을 대변하는 보험대리점업계, 서비스 주체인 온라인플랫폼 등 이해관계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내년 상반기 도입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운영이 보험사, 설계사, 온라인플랫폼의 이해관계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 서비스를 10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이달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업권간 의견수렴부터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8월 당국은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해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온라인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단 구체적인 상품 허용되는 범위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때 결정하겠다고 남겨뒀다. 하지만 비교적 간단한 전화(TM), 온라인(CM)용 상품뿐 아니라 건강보험 등 대면용 상품도 비교·추천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GA업계가 반발했다.
보험사들이 대면상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을 온라인플랫폼에 전담시키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어서다. 온라인플랫폼이 대면상품에 대한 판매를 주로 맡게 되면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이나 보험사내 별도 조직으로만 보험판매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다.
GA업계가 1인 시위 및 두 차례 집회를 열고 생존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배경이다.
비교·추천 상품 종류에 대한 이견도 여전하다. 온라인플랫폼업계는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고액계약이 많은 종신·변액·외화보험 등을 제외한 모든 보험상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들은 보험기간이 통상 1년 이내인 일반보험중 개인이 가입하는 여행자보험이나 펫보험, 골프보험 등은 온라인플랫폼의 비교·추천 서비스에 적합하다고 본다. 또 생보사들이 주로 팔고 있는 세제적격 연금보험이나 상품내용이 단순한 저축성보험은 비교·추천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보장 특약이 최대 300개에 달하는 등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보험기간이 긴 장기보험이나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 대해선 부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동차보험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판매 주도권을 온라인플랫폼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온라인플랫폼간 비교·추천 가격경쟁 본격화시 보장축소 등 부작용 야기 △온라인플랫폼에 지급되는 수수료 발생으로 차보험료 인상 불가피 △보험사별 자동차보험 특별약관 차이에 따른 소비자 혼란 가중 등을 주된 반대 이유로 꼽고 있다.
반대로 생보사들은 상품 내용이 비교적 표준화된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 소액단기보험 등은 온라인플랫폼의 비교·추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모두 손보사들이 전담하거나 점유율이 높은 상품이다. 이미 금융당국이 생보 주력인 종신·변액·외화보험 등을 제외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한 발자국 떨어져 관전하는 양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