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0년의 역사를 지닌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단 36시간만에 파산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 원인은 금융업의 본질인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7일 최근 파산한 미국 SVB, 위기를 겪은 크레디트스위스(CS)등을 두고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금융회사의 말로는 명확하다"며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금융업이 손님과 사회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금융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그룹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연 하나금융그룹 임원 간담회에서다.
함 회장은 상생 금융을 위해 4가지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이는 △업(業)의 본질인 '신뢰' 회복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회적 책임 실천 △디지털 혁신 협력 확대 및 인재 육성 △투명성·신뢰성 제고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 및 책임의식 고취 등이다.
그는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많은 개인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융업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들의 고충과 아픔에 얼마나 공감하고 어떻게 배려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금리 시기 사회적 책임 실천 방안으로 △금융상품 이자와 수수료 결정체계의 원점 재검토 △감면 요구권 확대 및 수용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선제적 문제 해결 등을 주문했다.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자금 공급과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 컨설팅 등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또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어린이집 건립, 난임 치료 지원 등을 그룹 차원에서 진정성 있게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함 회장은 "이 모든 것들의 실천은 그룹 내부의 변화에서 시작된다"며 "성과보상체계는 실질적인 성과와 잘 연동되고 있는지, 사회의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건강한 금융회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고 개선하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