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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보금자리론 신청액 '뚝' 금리 매력 '뚝뚝'

  • 2023.04.10(월) 06:09

초반 3일 7.5조원, 3월 한 달 8.1조원 신청
은행 금리 인하에도 특례보금자리론 동결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례보금자리론 존재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출시 초기만 해도 자격요건이 크게 완화되면서 대기수요가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후 신청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의 가장 큰 장점이던 금리 경쟁력에서 시중은행에 밀리는 형국이다. 

출시 3일 7조→3월 한 달 8.1조 신청…속도 급감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3월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접수액은 2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신청액중 45.4%는 기존 대출 상환, 46%는 신규주택 구입으로 활용됐고 일부는 임차보증금 반환(8.6%) 용도였다.

신청·접수액 규모를 시기별로 보면 출시 초기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1월30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3일 동안 신청액이 7조원을 기록했다. 이후 3일 동안은 1조5000억원, 출시 첫 달 기준으로는 17조5000억원이다. 출시후 한달 동안 신청한 금액의 40%가 출시 3일만에 집중된 셈이다.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규모/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대해 주금공은 안심전환대출에 비해 특례보금자리론 자격기준이 크게 완화되면서 대기수요가 있었고, 출시 초반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 소득요건 기준을 두지 않는 등 문턱이 낮다.

이를 감안해도 이후 신청액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3월 한달 신청액은 8조1000억원에 그치며 전달보다 46.2% 감소했다. 초반 3일 신청액과 3월 월간 신청 규모에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정부가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 자격요건을 파격적으로 완화한 것은 지난해 경험한 안심전환대출 실패를 교훈삼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특히 고금리 변동형 상품을 이용한 차주들의 금융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침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선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한 주택 매입 수요가 일정 부분 회복된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초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인 9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실수요자가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라지는 금리 매력

초기 특례보금자리론 흥행을 이끈 것은 자격기준 완화와 함께 금리 경쟁력이 꼽힌다. 올초 단기자금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자 주금공도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출시하기로 했다.

출시 초기만 해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과 비교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일반형 만기 30년, 4.45%)최대 1.35%포인트 가량 낮았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이 시장금리 하락에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대출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시중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 하단은 3.7~4.9%, 변동형은 4.2~5.2% 수준으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때와 비교하면 0.5~1.2%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반면 주금공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 등 대내외 환경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시장 불확실성이 커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초기 대기수요가 몰렸던 것을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신청·접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와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거나 오히려 은행 금리가 더 낮은 경우도 생기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대출자산 증대를 위해 영업 활동을 확대하면 정책금융상품으로서의 역할에서도 점차 멀어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 입장에선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며 "안심전환대출도 금리 매력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특례보금자리론 역시 초기와 달리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면 신청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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