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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폭발' 특례보금자리론, 역할론 커질까

  • 2023.02.16(목) 16:35

은행 주담대 금리 하락에 추가 인하 가능성 제기
정부 재정 투입 가능성 등 고려해야

정부가 은행권을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가면서 정책금융상품 역할론도 커지고 있다. 예대금리차 확대로 돈 잔치에 나선 시중은행 대출상품보다 정책금융상품 경쟁력이 높아야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올들어 금융 소비자들이 적극 이용하고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실효성을 높이려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재정 여력 등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리 0.5%p 낮췄는데…더 떨어지는 주담대 금리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30일 판매를 시작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집값 기준을 9억원 이하로 낮추고 부부합산소득에 대한 규제도 사라지면서 안심전환대출에 비해 소비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금리 인하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초반 흥행 몰이에 성공했다. 주금공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접수 9일(7영업일) 만에 누적 신청금액이 10조5008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안심전환대출 누적 신청액(8조8355억원)을 일주일 만에 뛰어넘었다. 현재까지는 13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정치권에선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금리 시기 정책금융상품을 활용해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더 줄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흥행을 이어가려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대형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우대금리를 일반형으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비교/그래픽=비즈워치

특히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과의 격차가 줄고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 하단은 4.2~5.1% 수준에 형성돼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과는 차이가 크지 않다.

여기에 은행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금리는 3.82%로 전달보다 0.47%포인트 떨어지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관련기사: 기존 영끌족도 변동금리 내려간다…코픽스 3%대 진입(2월15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은 금리뿐 아니라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 여전히 상품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코픽스를 활용하는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인하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특례보금자리론 흥행 지속 여부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인하 가능할까

특례보금자리론은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부동산 시장 연착륙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가 늘면서 부동산 거래가 조금씩 늘고 있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정책금융 역할론이 커지면서 금리 추가 인하와 공급량 확대 등의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실행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주금공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위해 MBS(주택저당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정책금융상품인 만큼 발행금리보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더 낮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 같은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추가로 낮춘다면 주금공의 재정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주금공 관계자는 "이미 상품 출시 때부터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만큼 추가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시장 상황 등 복합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판매 속도라면 특례보금자리론 조기 마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는 당초 올 1년 동안 특례보금자리론은 운영하겠다는 계획으로 39조6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출시 일주일 만에 예산의 4분의1을 넘어선 상태다. 주금공 역시 조기 마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은 주금공 재원 손실이 불가피한 상품이라 정부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며 "당초 계획했던 예산이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와 운용 확대 등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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