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금리 인하로 인한 부채 관리 부담을 덜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금융당국도 부채 할인율 현실화 속도를 조절하기로 한 까닭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건전성 지표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와 부채 듀레이션 갭 등 새로운 규제 도입이 예고된 가운데 수익성도 악화된 탓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분간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은 덜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할인율 유예·금리동결 "휴~"
금융당국은 올초부터 적용하기로 했던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 적용 시점을 조정하기로 했다. 최종관찰만기 확대 기간을 내년부터 2035년까지 총 10년에 걸쳐 확대하는 게 골자다.
내년과 2027년에는 최종관찰만기를 현행 23년으로 유지, 2028~2029년에는 24년으로 확대한다. 이후에는 매년 1년씩 확대해 2035년에 최종적으로 최종관찰만기 30년이 적용된다. ▷관련기사: 최종관찰만기 확대 '속도조절'…듀레이션갭 규제 새로 도입(10월19일)
최종관찰만기는 실제 시장금리를 사용하는 가장 긴 만기다. 보험부채 할인율을 산출할 때 최종관찰만기까지는 실제 국고채 금리를 반영하고, 최종관찰만기 이후에는 장기 평균치와 계량모형을 활용한 추정금리를 사용한다.
장기부채를 평가할 때는 관측할 수 있는 만기가 길수록 신뢰할 수 있는 금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종관찰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낮다. 이로 인해 긴 기간의 최종관찰만기를 적용하면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지고 보험사들의 보험부채가 증가하게 된다. 최종관찰만기 30년 적용 시점이 늦춰지면서 보험사들의 부채관리 부담이 줄어드는 이유다.
여기에 시장 금리 바로미터인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줄어드는 것도 보험사들에게는 긍정적 요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일(27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2.5%)했다. 부동산 시장과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기사: 부동산·환율 불안…한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서 금리 동결(11월27일)
부채 관리에 수익성도 부담 던다
보험부채 산출 시 최종관찰만기 30년 적용 시점 조정과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동결 혹은 상승) 보험사들은 부채 관리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할인율을 통해 보험부채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수익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과거 팔았던 고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 등에서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저금리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을 때 보험사들의 투자운용 손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면 할인율이 축소돼 부채가 늘어나고 저축성 보험 역마진 등 수익성도 악화돼 가용자본이 줄어들게 된다"며 "이로 인해 킥스 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데 기준금리 동결로 이런 부담에선 그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선 자산운용수익률 개선에 따른 역마진 축소와 책임준비금 부담 완화 등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