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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가계부채 급작스런 축소, 문제 생길 수 있어"

  • 2023.10.05(목) 15:50

"9월 가계부채 증가폭, 8월보다 1조원 줄었을 것"
"DGB금융 회장 연령 규정 변경은 룰 깨는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가계부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필요하다면서도 가계부채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까지 증가세였던 가계부채가 최근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고 가계부채를 급작스럽게 축소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계부채를 너무 빨리 축소할 경우 차주들의 생활비 등 소득을 빼앗게 된다"며 "다양한 후속 문제들이 나오기 때문에 부작용이 안 나오는 속도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0년 주담대(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이나 차주별 총부채상환비율(DSR) 합리화 등으로 여러 노력을 통해 (가계부채 관리를) 진행 중"이라며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감원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9월 (전체 금융권) 증가 폭은 전월 대비 1조원가량 줄 것으로 예상되고 주담대 증가 폭도 전월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 가능성이 있다"며 "국어만 100점 맞고 수학은 50점 맞으면 안 좋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85점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라 절대치를 무조건 줄인다고 좋아질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8월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9월 증가 폭은 5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원장은 "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4% 정도였는데 지금은 102%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명목성장률 대비 가계부채 성장률이 떨어져야 한다는 게 이번 정부의 대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와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및 각종 정책모기지(담보대출)가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통화당국과 금융당국에 이견은 없다"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는 노력에 대해서는 100% 찬성한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고금리, 금리 상승 추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책금융은 폭발할 것 같은 데 물을 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에 대해 크레디트 이슈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FOMC 이후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것이 최근 몇 주간의 상황이었다"면서도 "불안한 상황이 있지만 스프레드 차이가 벌어지지 않고 있어 미시적 관점에서는 크레딧 이슈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고유의 요인으로 만기가 11∼12월에 몰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별로 자본시장 현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원장은 지난달 25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한 DGB금융그룹 등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대해 "회추위가 열린 뒤 현재 회장의 연임을 가능하도록 바꾼다는 것은 룰을 중간에 깨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축구를 시작했는데 중간에 규칙을 바꾸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DGB금융그룹은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 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1954년생인 김태오 현 회장은 68세로 나이 요건을 초과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관련 규정을 변경해 3연임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3연임은 10년인데, 10년은 부장이 부행장 또는 행장이 될 수 있는 기간"이라며 "아무리 공명정대해도 본인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10년간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3연임이 아니라 10연임도 할 수 있지만 연임을 준비하는 CEO는 경쟁자들 대비 정보의 양이나 이사회와의 친분 등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순 없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제가 알고 있는 DGB금융지주의 그간 노력을 보면 그렇게는 안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소위 '셀프 연임' 등 논란은 오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신임 회장 후보를 선출한 KB금융지주에 대해서도 "KB 자체의 과거 회장 승계 절차라든가 아니면 다른 비교 대상 다른 어떤 군의 절차보다는 상대적으로 잘하려고 노력하신 것들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최고 경영자(CEO) 후보 대상을 확정한 이후 평가의 기준과 방식을 정했는데, 조금 더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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