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흐름을 좌우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오는 9일~10일(현지시간) 열린다. 미국 고용지표 악화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공산이 커진 가운데 내년 기준금리 전망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FOMC에서 연준은 내년 중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고용지표가 악화한 이번에도 이 기조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시장은 연준 입장에 따라 현재 1460원~1470원 박스권을 형성 중인 원·달러환율이 1500원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미 고용 정보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11월 미국의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3만2000명 감소했다. 이튿날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은 7만1321명이었다. 고용 감소폭은 2023년 3월 이후 최대이며, 감축 규모는 11월 기준으로 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를 두고 미 CNN 방송은 "IT, 제조업 등 여러 부문에서 광범위한 일자리 감소가 관찰됐다"며 이례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올해 마지막 FOMC를 앞두고 이 같은 지표가 공개되자 시장은 흔들렸다. 같은 날 미국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릴 확률은 89.2%에 이르렀다. 앞선 주(83.4%)보다 5.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국내 금융시장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당시 연준 의장이 다소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했지만 최근 민간 고용지표 부진이 확인됐다"면서 "연준이 25bp(1bp=0.01%)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고용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예상대로 0.25%를 인하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에서 3.50%~3.75%로 떨어진다.
시장은 이후 흐름도 주목하고 있다. 연준위원들 간 견해 차이가 여전하고 경제지표는 혼재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내년 통화정책 방향이 지난번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기준금리 전망 중앙값과 실업률 전망 등은 이번에 발표할 점도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전망이 달라지거나 위원 간 대립이 심화할 시 이에 따른 불안 증폭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원·달러환율부터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하겠다고 했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횟수를 제시하거나, 물가 안정과 같은 단어를 언급할 시 달러당 환율이 1500원을 향할 수 있다"면서 "이번 기준금리 결정도 중요하지만 내년 전망이 원·달러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FOMC 전까지 원·달러환율 밴드가 1450원~1480원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FOMC 전후로 국내 경기 지표도 속속 공개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10일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오는 12일에는 '11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와 '11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순차 발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