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학개미 열풍을 고환율(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해외주식 중개 사업을 하는 증권사들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해외투자 관련 정보 제공부터 마케팅, 수수료 책정 등 영업 전반의 실태를 들여다보는 동시에 내부 핵심성과지표(KPI)도 살핀다. 이와 별도로 증권사의 환전 프로세스 점검도 병행한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해외투자 영업 실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두 곳을 시작으로 해외 상품 거래 규모가 큰 증권사들로 점검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환 위험에 노출됐다"며 "그동안 해외주식, 해외파생 상품을 국내회사가 중개하는 것을 보지 않았는데 이 기회에 현황을 파악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해외투자 정보 제공과 마케팅, 환전 및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 책정 기준과 공시 등 영업 전반을 아우른다.
우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해외주식 시장에서 과도한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살핀다. 중개 수수료 무료를 앞세우고 실제로는 환전 수수료에서 이익을 내는 행태 여부가 대표적이다. 고위험 상품 마케팅도 점검 대상이다. 앞서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옵션매매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전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투자지원금·광고 문구가 고위험 파생상품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해외주식 정보의 신뢰성도 들여다본다. 국내 주식 리포트와 달리 해외주식 리포트는 번역에 의존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KPI도 살핀다. KPI가 해외투자상품 영업 쪽에 과도하게 평가점수를 많이 주는지 등을 따져본다.
자산운용사도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은 해외투자펀드 판매 과정에서 환율 위험 고지가 적절히 이뤄지는지, 해외펀드 비중이 높은 KPI를 운영하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환헷지·환노출 상품을 균형 있게 제공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금감원은 이와 별개로 증권사 환전 프로세스도 점검한다. 증권사 환전 방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실시간 환율 적용 △해외주식 주문 시 가환율로 결제 후 다음 날 오전 9시 일괄 환전 처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통합증거금 기반 원화 주문 시 대부분 일괄처리 방식을 적용하는데, 이같은 환전 방식이 장 초반 환율을 왜곡한다는게 외환당국의 시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어떤 방식이 소비자에게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일괄 처리 시 특정 시점에 수요가 몰려 높은 환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시스템 구조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 대책의 하나로 해외투자 현황 점검을 예고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부여받은 미션이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목표로 소비자보호관점에서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환리스크에 노출될 때 환헷지 부분을 충실히 설명하는지 등 실무관행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실태 점검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를 고환율 요인으로 규정한 만큼 사실상 해외상품 영업을 위축시키려는 조치 아니냐는 불편함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투자 중개 자체가 문제라는 뉘앙스를 정부가 공식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