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우리조명그룹 오너 윤철주(70) 회장이 소유한 주력 계열사 우리바이오 지분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경영권 유지 측면에서는 중요도가 떨어지지만 적잖은 투자수익을 안겨주고 있어서다. 개인 투자자산으로 요긴하게 쓰는 모습이다.

1년 만에 또 현금화
5일 우리바이오에 따르면 윤 회장은 작년 12월 우리바이오 주식 18만3011주(지분율 0.39%)를 장내 처분했다. 액수로는 8억2700만원(주당 4520원)어치다. 지분은 3.14%(147만6269주)로 감소했다.
윤 회장의 우리바이오 지분 현금화는 2020년 11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당시에도 윤 회장은 장내에서 50만주(1.12%)를 매각해 30억원(주당 6060원)을 손에 쥐었다. 윤 회장에게 우리바이오 지분이 갖는 쓰임새가 주목받는 이유다.
우리조명은 현재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이다. 국내 및 해외 각각 8개사다. 사업분야는 주력인 발광다이오드(LED) 부품 백라이트 유닛(BLU)을 비롯해 LED 조명, 건강기능식품 등에 걸쳐 있다.
계열 지배구조는 모태이자 지주회사격인 우리조명과 중간 지배회사인 우리바이오를 중심축으로 한다. 우리조명은 우리바이오 1대주주로서 지분 31.7%를 갖고 있다. 이어 우리바이오가 우리이앤엘(E&L), 뉴옵틱스 등 대부분 계열사들을 지배한다. LED 부품, 바이오 등 주력사업을 우리바이오가 아우른다. 우리바이오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한 결과다.
정점에는 오너인 윤 회장이 위치한다. 우리조명 최대주주로서 지분 22.1%를 보유하며 전 계열사들을 장악하고 있다. 특수관계인(2명)을 포함하면 28.1%다. 여기에 자사주 7.61%가 뒤를 받치고 있다. 도합 35.7%다.
우리조명 지배구조에서 보듯 비록 우리바이오가 주력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윤 회장의 경영권 측면에서 보면 우리바이오 지분은 무게감이 확 떨어진다. 심하게 말하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뜻이다. 윤 회장 소유의 또 다른 계열 지분 우리이앤엘 지분 2.42%도 비슷한 맥락이다.

CB 투자도 한 몫
실제 윤 회장의 행보를 보면 우리바이오 지분은 오히려 개인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윤 회장이 2005년 8월 우리바이오 상장 이후 잦은 매매를 통해 짭짤할 수익을 챙겨왔다는 점이 방증이다.
윤 회장 지배기반의 핵심 키인 우리조명을 대하는 태도와는 대조적이다. 윤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른 때는 2000년 11월이다. 장세원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지분은 6.13%다. 이후 지속적인 주식매입을 통해 2011년 7월에 가서는 지금의 22.1%로 확대했다. 경영권을 쥔 이래 단 한 주도 처분한 적이 없다.
우리바이오의 상장 당시 윤 회장은 우리조명(39.3%)에 이어 2대주주로서 지분 6.0%를 보유했다. 2000년 5월 설립 초기 액면출자(500원)를 통해 1억원 남짓에 보유하게 된 지분이다. 여기에 2006년, 2008년, 2014년 총 28억원어치의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인 바 있다.
전환사채(CB)에도 투자했다. 우리바이오가 2017년 7월 발행한 6회차 사모 CB 60억원이 대상이다. 이 중 10억원에 대해 발행 2년 뒤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작년 9월 전액 주식으로 전한했다.
반면 우리바이오의 주식가치 상승과 맞물려 현재까지 대략 4차례에 걸쳐 주식 현금화도 이뤄졌다. 2006년 9월 80억원을 시작으로 작년 12월 8억여원에 이르기까지 총 146억원이다. 현재까지 주식 처분만으로도 39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고도 107억원의 단순 차익을 챙겼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현 보유지분 3.14%는 온전히 투자수익으로 잡힌다. 우리바이오 주가는 2020년 초반만 해도 1000원을 밑돌았지만 지금은 4500원(3일 종가)을 기록 중이다. 비록 미실현이익이기는 하지만 66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