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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쿠쿠 차남과 상봉 ‘이노시티’, 이자 52억의 비밀

  • 2022.07.19(화) 07:10

[중견기업 진단] 쿠쿠⑦
1530억 쥔 이듬해 2015년부터 개인사업
제니스에 초기 340억 대여 따박따박 이자
이노시티 상가 매입…부업으로 임대사업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이노시티’(ENOCITY). 서울동북권 랜드마크인 지상 48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상봉 프레미어스엠코'의 상업시설이다, 지하 2층~지상 11층에 대규모 쇼핑 시설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이다.

가지가지 한다. 주방·생활가전 중견기업 ‘쿠쿠(CUCKOO)’의 오너 2세 구본진(48)씨 얘기다. 쿠쿠 경영에는 일절 발을 들이지 않은 채 다채로운 독자사업을 하고 있다. 상봉 이노시티도 한 예다. 활동무대는 ‘제니스’(Zenith)다. 

구본진씨 자금력 기반 짧은 기간 알짜로

제니스는 2011년 8월 설립됐다. 2014년 10월 ‘올리브’로 사명을 교체했다가 2015년 2월 원래의 이름 ‘제니스’로 다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현재 쿠쿠 소속이기는 하지만 계열간 출자로 엮이지 않는 사실상 독립 법인이다. 

주인이 구본진씨다. 쿠쿠 창업주 구자신(81) 회장의 두 아들 중 차남이다. 자본금 5억원으로 홀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4년 2월 이후로는 사내 등기임원직도 갖고 있다. 지주회사 쿠쿠홀딩스 등 현재 쿠쿠 5개 국내 계열사 중 유일하다. 즉, 쿠쿠 후계구도에서 멀어진 구본진씨가 독자사업을 위해 차린 업체가 제니스다. 

홀로서기는 순조로운 편이다. 수치가 증명한다. 제니스는 매출이 2016년 150억원에서 해마다 예외 없이 증가하며 작년에는 380억원을 찍었다. 영업이익은 적게는 27억원, 많게는 59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익률이 12~26%대로 줄곧 두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총자산 524억원(2021년 말)에 자기자본은 216억원이다. 비록 아직은 쿠쿠홈시스, 쿠쿠전자 등 본가(本家)의 핵심 계열사에 비할 바 못되지만 제니스가 짧은 기간 꽤 실속 있는 기업으로 변신했음을 보여준다. 비결은 무엇보다 구 이사의 자금력과 초창기 본가의 지원에 있다. 

이노시티 3개 상가 130억에 매입

제니스를 차린 지는 한참 전이지만, 구 이사가 제니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손을 댄 때는 2015년부터다. 2014년 8월 과거 쿠쿠전자(현 쿠쿠홀딩스) 상장공모 당시 지분 15%를 1530억원에 매각한 이듬해다. 2014년 말만 해도 제니스는 총자산 15억원으로 이렇다 할 게 없는 회사였다. 

구 이사가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쥐고 있던 터라 개인사업을 벌이는 데 돈이 문제될 건 없었다. 2015년 58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182억원, 2017년 159억원 등 제니스에 해마다 자금을 댔다. 

현재 제니스는 산업용 특수도료를 비롯해 불화탄소수지 코팅 사업을 본업으로 한다. 경남 양산 유산동과 북정동에 각각 1, 2공장을 두고 있다. 생산설비 확보가 이뤄졌던 시기가 2017년 전후다. 

부업도 한다. 상가 임대사업이다. 2016년 7~12월 상봉 이노시티의 3개 상가를 사들였다. 지하 1층, 지상 2~3층 각각 1개씩이다. 총 131억원을 들였다. 제니스가 매해 10억원 안팎의 임대료 수입을 챙기는 이유다. 2019년 부터는 커피전문점도 운영하고 있다.  

본업 밭솥부품사업 초기엔 ‘본가 신세’

구 이사는 독자 사업을 하면서도 실속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먼저, 묘하게도  구 이사의 초기 자금 지원이 제니스가 원리금을 갚을 필요 없는 자본 출자가 아니라 ‘대여’였다. 제니스에 돈을 빌려주고 매년 따박따박 연이율 4.6%의 이자를 챙겨왔다는 뜻이다. 

제니스가 한 때 341억원에 이르던 구 이사의 차입금을 모두 갚은 게 작년이다. 벌어서 갚고, 은행 차입금(2021년 말 271억원)으로 돌렸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는, 구 이사가 2016~2021년 챙긴 이자수입이 총 52억원이다. 

초창기에는 본가 신세도 좀 졌다. 불화탄소수지 코팅사업은 밥솥에 밥풀이 엉겨 붙는 것을 방지하고 열손실을 막기 위한 것으로 현 쿠쿠 소속의 불화탄소수지 코팅 알루미늄판 제조업체 엔탑과 사업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다. 

‘[거버넌스워치] 쿠쿠 ④편’에서 기술한 대로, 엔탑이 매출을 거의 죄다 쿠쿠 밥솥 생산법인 쿠쿠전자를 통해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쿠쿠전자→엔탑→제니스로 이어지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2016년 매출(150억원) 중 31.7%(48억원)가 엔탑 매출이었다. 다만 점점 축소 추세다. 2019년 10%대로 낮아져 작년에는 380억원 중 12.3%(47억원)에 머물고 있다. (☞ [거버넌스워치] 쿠쿠 ⑧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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