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하나만 잘되면 한 집안을 일으켜 세운다.’는 말이 있다. 옛날 말이지만, 전기밥솥 하나로 주방·생활가전 중견기업 반열에 오른 ‘쿠쿠(CUCKOO)’의 구(具)씨 집안에 들어맞는 말이다.
창업주 구자신(81) 회장의 동생들 역 음으로 양으로 형의 조력에 힘입어 현재 기업가의 길을 걷고 있어서다. 한결같이 쿠쿠의 지역기반인 경남 양산에 일가가 뿌리 내린 성광사(星光社), 혜성(惠星) 등이 면면이다.
과거 ‘금성(골드스타)’를 사명으로 썼던 LG의 방계가에는 유달리 ‘별’ 볼 일이 많다. 4대 경영자 구광모(43) 회장 조모 집안의 오성(午星), 스타리온, 코멧네크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2대 고(故) 구자경 전 명예회장과 10촌 사이인 쿠쿠 구자신 회장의 방계기업들에도 사명에 ‘별’이 들어있다. 달리 범LG가 아니다.
쿠쿠 구(具)씨 집안의 모태 ‘성광’
성광사는 6남매 중 맏이인 구자신 회장의 둘째 남동생 구자웅(70) 회장이 경영하는 방계기업이다. 1988년 10월 설립됐다. 구 회장이 쿠쿠의 모태 성광전자(현 쿠쿠홀딩스)를 창업한 때가 1978년 11월. LG전자에 전기밥솥 납품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뒤 만들어진 밥솥 내솥 제조업체가 성광사다.
옛 성광전자(현 쿠쿠홀딩스), 성광전기(옛 쿠쿠홈시스), 성광금속(쿠쿠기전) 성광화학(현 엔탑)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쿠쿠의 옛 사명 ‘성광’(星光)을 지금껏 간판에 달고 있는 방계기업이다.
인천 남동구에도 현재 ㈜성광사가 존재한다. 구자국(76)씨와 아들 구본석(44)씨가 경영했던 전자부품 업체다. 구 회장의 첫째 남동생 부자(父子)다. 다만 2014년 11월 경영일선에도 물러난 뒤로 이렇다 할 경영 행보는 눈에 잡히지 않는다. 지금의 인천 성광사에는 구자국씨의 부인 한연희(73)씨가 유일하게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경남 양산의 성광사 말고도 구자웅 회장이 소유한 계열사가 적지 않다. 포스텍전자(가전용스위치·가변저항기)를 비롯해 에스케이리빙텍(부동산 임대·식자재 유통), 성광상사(S-Oil 성광주유소) 등이다. 대부분 가족경영 체제다. 구회장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부인 이영미(64)씨는 감사다. 매제 김종부(63)씨 또한 사외이사 명함을 갖고 있다.
성광사, 2세 구본철씨 가업승계 단계
닮았다. 쿠쿠가 구 회장의 장남 구본학(52) 쿠쿠전자·쿠쿠홈시스 대표 중심의 2세 체제를 사실상 매듭지어졌다면 성광사 또한 가업 승계가 진행 중이다. 4개 계열 중 주력사인 포스텍전자에서 엿볼 수 있다.
포스텍전자는 1970년 LG전자와 일본 알프스전기 합작으로 설립된 LG전자부품(옛 금성알프스)에서 분사, 1999년 2월 설립된 업체다. 총자산 281억원(2021년 말)에 작년 매출 276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달성했을 정도로 알짜다. 2018~2020년 매출 70억원대에 영업적자 2억~3억을 기록한 모회사 성광사를 압도한다.
현재 4개 계열 중 유일하게 2016년 3월 이후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이가 구자웅 회장의 아들 구본철(41)씨다. 포스텍전자의 상무, 법인장 등을 거쳐 후계 승계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쿠쿠 본가 경영에 발 들였던 막내 남동생
경남 양산을 기반으로 사업가로 활동하는 구 회장 동생 또 있다. 막내 남동생 구자혁(68) 혜성 대표다. 형제 중 유일하게 본가 경영에 발을 들였던 인물이다. 2006년 구 회장이 맏아들 구본학 당시 부사장에게 과거 쿠쿠전자 및 쿠쿠홈시스 양대 주력사의 대표를 물려주며 사실상 경영권을 넘길 때까지 형을 도와 쿠쿠 경영에 참여했다.
현재의 활동무대는 전기제품 플라스틱 제조업체 혜성이다. 혜성 또한 가족기업 성격이 뚜렷하다. 구 대표 외에 3명의 이사진이 부인 류숙희(64)씨와 맏딸 구혜인(38)씨다. 감사는 차녀 구혜미(34)씨가 맡고 있다.
혜성은 총자산이 101억원(2020년 6월말)이다. 2017~2020년(6월결산) 한 해 매출 100억원 안팎에 영업이익은 5억~7억원을 기록했다. 순익 또한 쏠쏠하게 해마다 5억~6억원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