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그룹 ‘신라(SILLA)’의 창업주 2세가 수십억원어치 계열사 주식을 세 누이 등에게 돌려줬다. 양친의 1100억원대 상속 주식을 둘러싸고 10여년 만에 법정 재산분할이 이뤄졌다.

창업주 작고 뒤 동생 박성형·성진 父子 경영
10일 금융감독원 ‘5% 지분변동 보고서’에 따르면 박재흥(58) 신라섬유 대표는 지난 8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신라교역 2.1%(30억원), 신라섬유 1.06%(5억4500만원)의 지분을 법원 판결에 따라 일가 5명에게 반환했다. 현 주식시세(4일 종가)로 총 35억원어치다.
신라그룹 창업주 고(故) 박성형(1929~2014) 명예회장 부부의 1140억원 규모의 상속주식과 맞물려 있다. 신라교역 26.3%(1010억원·작고일 종가 기준), 신라섬유 39.27%(132억원)다.
신라그룹은 총자산(2024년 말 지주사 신라홀딩스 연결기준) 1조540억원, 매출 5990억원의 중견그룹이다. 원양어업, 수산물유통, 철강, 골프장, 외식업(파파이스) 등의 분야에 걸쳐 주력사 신라교역을 비롯해 원일특강, 신라에스지, 신라섬유 등 상장사 4곳을 포함해 17개 계열사(국내)를 두고 있다.
박 창업주가 1953년 5월 대구에 설립한 명화직물(현 신라섬유)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14년 4월 작고 뒤에는 동생 박준형(89) 회장이 경영권을 접수해 현재 장남 박성진(52) 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형제는 2003년 당시 지주사 역할을 하던 신라교역을 놓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박 창업주가 2003년 3월 신라교역 지분 18.57%를 박 회장 부자에게 넘겼다가 법원 판결을 통해 2005년 7월 되돌려 받기도 했다.
현재 박 회장은 지분 100% 개인 지주사인 신라홀딩스를 지배구조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전체 계열사 중 15개사가 박 회장 일가 지배 아래 있다. 모태기업 신라섬유는 예외다.
신라섬유는 과거 섬유산업 호황기를 이끌었던 폴리에스테르 직물 제조․가공사업은 접고 지금은 대구의 ‘신라’, ‘반야월’ 중고차 매매단지 임대와 SK텔레콤 이동통신 대리점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다. 기업 볼륨은 얼마 안된다. 작년 말 자산 306억원에 매출 37억원, 영업이익 4억여원을 기록했다.
신라홀딩스(40.18%)→신라교역(20.6%)→신라섬유로 이어지는 계열 출자고리로 연결돼 있지만 ㈜조흥과 더불어 창업주 직계일가 몫으로 분류되는 계열사다. 또한 1남3녀 중 맏아들인 박재흥 대표가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아울러 신라교역 다음으로 단일 2대주주인 박 대표 19.52%를 비롯해 친족 4명, 신라섬유 관계사 ㈜조흥, 2개 재단법인 등 창업주 집안의 지배 지분이 41.48%돼 신라교역의 두 배나 된다.
신라섬유 창업주 일가 몫…장남 박재흥 경영
이번에 창업주 2세가 반환한 신라섬유 주식의 경우, 박 창업주는 별세 당시 최대주주로서 30.86%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직접 소유 주식 13.96%(32억원)와 차명 16.9% 등 70억원어치다.
이 주식은 2014년 10월과 이듬해 3월 부인 고 이술이씨와 아들 박 대표 및 세 딸 박숙희·상희·주희씨에게 민법상 비율대로 1.5대1대1대1대1(5.5), 이외 친족 박수진·연진씨 2명에게 1의 비율로 전량 상속됐다.
일가의 상속 분쟁은 이듬해 9월 미망인 이술이씨가 작고하면서 비롯됐다. 박 대표가 당시 모친의 61억원 규모의 지분 8.41%를 ‘포괄유증(包括遺贈)’을 통해 전량 상속받으면서 부터다.
포괄유증이란 상속재산을 특정하는 ‘특정유증’과 달리 생전에 유언을 통해 유산의 전부나 일정 비율을 넘겨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해석에 따라 유족들 간에 법정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창업주 부인의 신라섬유 상속주식에 대해서도 막내딸인 박주희씨와 친족 2명이 박 대표를 대상으로 유류분(遺留分)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유증으로 인해 이전된 상속 재산 중 법적으로 보장된 몫을 반환받을 수 있는 절차다.
결국 지난달 말 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박주희씨 3명은 유증지분의 12.7%를 각각 1대 1의 비율로 돌려받았다. 신라섬유 지분으로는 1.06%, 현 시세로 5억4500만원어치다. 박 대표의 지분이 20.58%에서 지금의 19.52%로 줄어든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신라 ②편으로 계속)





















